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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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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新팔도유람] 제19회 영덕대게축제

니들이 영덕대게맛을 알아? 대게 되게 좋아!
3월 31일~4월 3일 영덕군 강구항 대게거리

  • 기사입력 : 2016-03-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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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덕대게축제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배우 신구씨./영덕군/


    겨우내 움츠렸던 만물이 꼬물꼬물 기지개를 켠다. 한낮 따스한 볕과 바람 또한 얼굴을 간질이는 듯하다. 봄처녀가 저만치서 살랑살랑 다가서고 있다. 나들이 가기 좋은 계절에 식도락이 빠질 수 없다. 지금 동해안은 대게가 제철이다. 대게의 고장 영덕의 또 다른 자랑인 복사꽃이 아름답게 필 무렵인 이달 31일부터 내달 3일까지 ‘영덕대게축제’가 열린다. 문화관광축제 유망축제로 지정된 ‘영덕대게축제’가 열리는 영덕 ‘강구항 대게거리’로 떠나보자.


    ◆영덕대게 하면 강구항= 영덕대게의 시발점은 고려 태조 왕건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기 930년 왕건이 안동에서 후백제 견훤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후, 지금의 강구항에서 북쪽으로 10여㎞ 떨어진 영덕읍 축산면 차유마을에 들렀다. 이곳에서 왕건은 영덕대게를 처음 먹고 그 뛰어난 맛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강구는 일제강점기 어항으로 새롭게 주목받으면서 대게의 거리로 명성을 얻었다.

    포항에서 7번 국도를 따라 20분 정도 북쪽으로 달리다 보면 국도변 왼편에 대게 모양의 대형 조형물(대게누리 공원)이 눈에 띈다. 대게누리 공원을 지나 20분 정도 더 달리면 강구항이다.

    아무리 초행길이라도 단박에 이곳이 대게의 고장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대게 음식점 200여 개가 있는 영덕군 강구면 대게거리는 국도변 오른쪽으로 오십천을 사이에 두고 있지만, 상점마다 대형 대게 조형물을 경쟁이라도 하듯 건물 외벽에 장식해 놨다. 강구항으로 들어가는 교량으로 진입하자마자 맛의 사열이 시작된다. 해풍에 실린 갯내음 너머로 찜통에서는 하얀 김이 하늘로 퍼지고, 향긋한 대게 냄새가 침샘을 자극한다.

    올해는 1월 어획량이 크게 줄어 가격이 지난해보다 30% 정도 올랐다. 크기와 속살의 찬 정도에 따라 상·중·하품으로 나뉜다. 현지인들은 “대게의 맛은 크기가 아니다”고 단언한다. 잡은 지 얼마나 됐는지, 살이 얼마나 찼는지가 맛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수족관에 오래 둔 것이라면 당연히 살이 빠진다. 크더라도 먹을 게 없는 ‘물게’가 돼버린다.

    식당에서 사먹어도 되고, 아니면 대게만 구매한 후 대게를 쪄주는 가게로 가져가 먹어도 된다. 가격은 대부분 시세이다. 흥정할 때는 다리를 살짝 만져보고 살이 찼는지를 확인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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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덕 강구항

    ◆“니들이 대게축제를 알아?”= 이달 말부터 나흘 동안 열리는 올해 영덕대게축제. 관광객들에게 ‘뭔가 보여줘야 한다’며 주최 측은 벌써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지난해부터 영덕대게 홍보대사는 ‘꽃보다 할배’의 ‘구야 형’ 배우 신구씨가 맡고 있다. ‘니들이 게맛을 알아?’라는 광고로 시청자들과 친숙해진 이미지가 축제와 딱 어울리기 때문이다. 올해 축제 슬로건도 ‘니들이 영덕대게축제를 알아? 대게 좋아~! 대게 좋아~! 영덕!’이다.

    이달 31일 대게 원조마을인 축산면 경정마을에서 열리는 ‘대게축제 성공 기원제’가 축제의 개막을 알린다. 이어 강구항 대게거리에서 오후 5시 40분부터 거리공연과 함께 개막 선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축제의 막이 오른다. 강구거리 곳곳에서 각종 공연프로그램과 체험프로그램이 나흘간 펼쳐진다.

    특히 5대 체험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출발! 영덕대게 달리기 △대박! 황금영덕대게 낚시 △떴다! 영덕대게 올리기 △깜짝! 영덕대게 경매 △꿀꺽! 영덕대게 셰프음식 등으로 적은 비용으로 대게 맛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주최 측이 특히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는 해마다 지적되는 교통체증 문제이다. 올해는 강구대게거리 행사장 인근에 차량 통행과 주차가 전면통제된다. 대신 해안도로와 대게축구장길을 이용해 연안항 조성지 주차장을 활용할 계획이다. 관광객들은 걸어서 축제장으로 이동하거나 주최 측이 마련한 마차를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앞으로 영덕대표축제를 넘어 전국적인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영덕군과 축제위원회가 어느 때보다 손님맞이 준비에 분주하다. 영덕주민들도 내 고장 대표축제로 위상을 높이고 내실을 다지기 위해 마음을 모으고 있다”고 했다.



    ☞ 대게는= 크다는 뜻이 아니라 다리가 대나무(竹)처럼 쭉 뻗었다는 의미로 붙여졌다. 살이 꽉 찰수록 흰 속살이 비쳐 나와 들어 보면 밑바닥이 희다. 홍게와는 색깔에서 확실히 구분된다.

    최근에는 연안 근해에서 영덕대게의 변종으로 생각되는 일명 너도대게(청게)도 많이 잡힌다. 너도대게는 영덕대게와 붉은대게(홍게)의 자연 교잡종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형태학적으로도 중간 특성이 있으며, 서식하는 분포 수심 역시 영덕대게와 붉은대게의 중간 심해이다.

    대게는 단순히 쪄서 먹는 것만으로 다른 양념이 필요 없이 독특한 향과 맛을 낸다. 껍질에 많이 든 키틴은 체내 지방 축적을 방지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작용을 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며 지방 함량이 적어 맛이 담백할 뿐만 아니라 소화도 잘 돼 환자나 허약체질, 노인들에게도 좋은 음식이다.


    ☞ 찾아가는 길= KTX를 이용하려는 관광객들은 포항까지 KTX를 타고 와서 대게축제장까지 시외버스나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포항쪽에서 7번 국도를 이용하거나 안동 방면에서 34번 국도를 이용하면 된다.


    ☞ 주변 볼거리= 해안 64㎞를 따라 걷는 영덕블루로드 도보 여행과 영덕풍력발전단지·해맞이공원·대게원조마을·항일의병장 신돌석 장군 생가·괴시리 전통마을 등 관광자원도 유명하다. 문의 영덕군청 해양수산·문화관광과 ☏ 054-730-6561, 6393 영덕관광포털 http://tour.yd.go.kr.

    김대호 매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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