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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단체 통합에 대한 기대와 우려- 이강헌(창원대 체육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6-03-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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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여곡절 끝에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이 마무리되고 있다. 두 단체의 통합을 위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공포된 이래 1년 동안의 진통 끝에 통합체육회가 출범하는 것이다. 이것은 1991년 국민생활체육회의 창립 이후 분리됐던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행정이 25년 만에 다시 하나가 되는 체육 분야의 역사적인 사건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체육은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에 의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왔다. 대한체육회는 1920년 일제의 탄압 속에서 조선체육회란 이름으로 창설돼 민족정신을 고취시켰고 8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국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현재는 74개의 종목단체를 거느린 엘리트체육의 총본산으로 우리나라를 스포츠 강국으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국민생활체육회는 1991년 ‘모든 국민이 즐기는 스포츠’를 목표로 설립된 이래 10만 개가 넘는 스포츠클럽과 500만명에 육박하는 동호인을 둔 거대 조직으로 발전해 우리나라 생활체육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체육단체 통합은 시대적 흐름의 대세이고 체육의 변화에 대한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이제 스포츠와 운동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더 관심이 있고, 많은 희생이 수반되는 방식의 엘리트 선수 육성에도 회의감을 품고 있다. 그동안 엘리트체육의 찬란한 발전의 이면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 성과 위주의 엘리트체육에 의해 학교체육과 생활체육이 소외된 측면이 있고 정책과 재정 운용의 비효율을 초래했다.

    엘리트체육 자체도 승부 조작과 편파 판정, 선수 폭력, 체육계 입시비리, 조직의 사유화 등 스포츠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사례가 자주 일어나고 비인기 종목의 침체, 은퇴선수 취업난의 가중,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엘리트체육 저변이 약해지는 등의 구조적인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체육단체의 통합에 의해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서로 보완적 작용을 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기를 바란다.

    반면에 체육단체 통합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쓸데없는 걱정이 되기를 바라지만, 과연 통합의 효과가 얼마나 있을 것인가의 문제이다. 엘리트체육은 연계육성이 중요하고 그 기반은 학교체육인데 생활체육단체와의 통합에 의해 어떤 효과가 있을 것인가, 그리고 생활체육의 발전을 위해서는 엘리트 중심의 운영을 수정해야 하는데 올림픽 등의 국제대회 성적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고려할 때 그것이 가능할 것인가이다. 이상적으로는 통합의 당위성을 인정하면서도 우리가 처한 환경과 여건을 고려하면 통합의 효과는 의외로 미미할 수 있다. 오히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방향성을 잃고 손상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체육인들은 이번 통합을 계기로 정부의 간섭과 통제가 심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체육은 정부의 지원과 통제 속에서 발전해 왔다. 법률에 의해 정부 주도로 이뤄진 이번 통합은 당국의 개입과 통제가 지나치다는 느낌이다. 구성원들에 대한 의견 수렴이 부족한 가운데 타율에 의해 성급하게 이뤄진 통합이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통합체육회는 정부의 관심과 지원 속에 체육인들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남은 그동안 경남체육회와 경남생활체육회의 이해와 협조 속에 통합노력을 지속해 지난달 29일 통합체육회를 출범시켰다. 경남체육회는 지금까지 15년 연속 전국체전 상위권을 달성하는 찬란한 금자탑을 쌓았고, 경남생활체육회 역시 도민의 건강과 체력 향상을 위한 생활체육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도내 체육인들의 축복 속에 출범한 통합 경남체육회를 통해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저변이 넓어지고 도민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 속에서 운동을 즐김으로써 건강과 행복시대가 활짝 열리기를 기대한다.

    이강헌 (창원대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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