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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큰딸 암매장 사건이 밝혀지기 까지

  • 기사입력 : 2016-03-08 16: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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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과 경찰. 그리고 기자. 별로 칭찬할 일이 없는 사이다. 기자의 입장에서 경찰이나 검찰의 칭찬은 낯설다. 늘 그들의 잘못된 점을 찾아 들어 이를 알리고 바로 고치려는 게 게 기자의 사명이고 본분이라는 생각에서다.

    올 초부터 고성이란 이름을 전국에 오르내리게 하며 관심을 끌었던 큰딸 암매장 사건. 4년 전 사건은 결국은 집주인의 살인죄 적용과 엄마의 학대치사로 조사가 마무리 됐다. 아직 재판 과정이 남아있지만 이제 이 사건은 기자의 손을 떠난다.

    지난 1월 18일 고성경찰서에서 장기 미취학 아동의 소재파악으로 시작된 이 사건이 비정한 엄마와 엄마 친구 지인들의 엄청난 살인과 암매장으로 번질지 그때는 몰랐다. 자칫 행방불명으로 묻힐 뻔한 이 사건은 고성경찰의 끈질긴 노력과 한 젊은 여검사의 집요한 추적으로 전모를 밝혀내 죄인들을 단죄할 수 있게 됐다.

    사실 이 사건은 고성과 연관이 없다. 아이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가출하자 아이들의 주소를 할머니의 주소지로 옮겼을 뿐 고성과는 관련이 없었다. 미취학 아동을 찾았을 때 고성서는 관할을 경기도로 넘겼어도 무방했다. 아니 대개는 그렇게 한다. 그런데 경찰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수사하는 아이는 찾았는데 그 아이와 같이 가출한 언니가 없었다. 정황이 이상하다는 판단을 현지 팀으로 부터 들은 정성수 서장은 간부회의 끝에 긴급체포를 결정했다.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면, 수사 의뢰된 아이를 찾았다는 선에서만 끝냈으면 이 사건은 없었다.

    긴급 체포 후 수사 지휘를 하던 검찰. 구속으로 시간을 벌어 깊은 수사를 해야 하는 뚜렷한 방법이 없었다. 이때 4년차 홍현준 검사가 '교육적 방임'이라는 죄목을 들어 판사를 설득했고 영장을 받아냈다. 엄마를 구속하지 못했다면 이렇게 살인의 과정을 밝혀낼 수 있었을까. 불구속 상태에서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관할을 미루지 않았고 구속 수사를 위해 판례조차 없는 구속을 이끌어낸 검경. 이 사건을 놓으며 아이의 한이 조금이라도 풀릴 수 있는 길을 만들어낸 이들 검찰과 경찰에 감사의 글을 보낸다. 김진현 (사회2부 본부장·이사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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