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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밀양서 3대째 도자기 만드는 장기덕 씨

대를 잇는 도자기 명인 ‘도예촌 밀양’을 꿈꾸다
도예가인 조부·부친 영향
자연스럽게 도예가 꿈 키워

  • 기사입력 : 2016-03-1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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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양에서 3대째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장기덕(51)씨는 국내 도자기 박사 1호이다. 표충사 인근인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에 도자기 가마를 설치하고 왕성하게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장씨는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도자기 명인이다.

    도예가의 집안에서 태어난 장씨는 조부(청봉 1대 장창환)와 부친(청봉 2대 장영길)에 이어 3대째 도자기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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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시 단장면 청봉도예 도자기 판매 전시장에서 도예가 장기덕씨가 자신이 만든 도자기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성승건 기자/

    3대째 이 길을 걷기까지

    신의주에서 태어난 장씨의 할아버지는 일제 강점기에 만주 목단강역의 역무원이셨지만, 해방 후 옹기를 만드는 장인 이관여 옹으로부터 옹기 만드는 방법을 사사한 후 60여년을 도기작업에 몰두했다. 지난 2003년 11월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까지는 3대가 함께 밀양에서 가마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장씨의 아버지 장영길씨는 17살 때부터 외조부인 이관여 옹과 부친 장창환(장씨 할아버지)씨로부터 옹기 만드는 일을 배웠고, 할아버지와 함께 경기도 용인 어비리에서 제법 큰 옹기요장을 운영했다.

    장씨가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 그의 부친은 일산 지역의 옹기 공장 물레대장을 시작으로 이천도요, 용인 민속촌을 거쳐 동아대학교 공예과 도자기실에서 25년간 근무한 후 17년 전 정년퇴직했다. 현재는 밀양에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장씨의 작은아버지인 장영무(무룡도예), 장영안(수안도예), 장영중(예인도예)씨도 현재 이천과 여주에서 도자기 요장을 운영하고 있다. 장손인 그는 이런 집안의 영향으로 자연스레 도자기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



    우리나라 도자기 박사 1호

    장씨는 동아대학교 공예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과정에서 조형성이 강한 도예를 전공한 뒤 지난 2014년 단국대학교 대학원 도예학과에서 도예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우리나라 도자기 박사 1호이다.

    장씨는 “회화와 디자인 등 조형예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분들은 있지만 도예학으로 학위를 딴 것은 처음이며,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씨는 박사 논문에서 과학적 실험과 분석을 근거로 카오링(고령토) 속에 포함된 석영이 찻사발 제작 시 표면에 열꽃 현상(홍화현상)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석영의 입자 크기를 달리해 열꽃의 크기를 조절하고 부분적으로 열꽃 현상의 발현을 조절할 수 있는 도자기 소성 발색기법을 개발했다. 그는 또한 이를 바탕으로 특허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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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칠줄 모르는 예술혼과 대외활동

    그는 지금까지 개인전 14회, 협회전 5회 등을 비롯해 수많은 전시회를 가졌다. 특히 그는 지난 2001년 현대백화점 부산점 현대아트갤러리에서, 2009년 밀양시립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청봉 삼대(三代) 도예전을 두 차례 가져 집중 조명을 받았다.

    그는 △전국 찻사발 공모대전 대상(2013) -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올해의 명다기 품평대회 대상(2012) -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제12회 사발공모전 금상 △국제다도구 공모전 은상 및 특선 △올해의 명다기 품평대회 봉상(은상) 2회 △경남 차사발 초대공모전 으뜸상(대상) 수상(2009) 외 각종 공모전 25회 수상하는 등 수많은 상을 받았다.

    경남미술대전, 김해미술대전, 대한민국친환경미술대전, 부산산업디자인전, 울산미술대전, 전주전통공예대전, 성산미술대전, 김해 공예품 대전에서 심사위원을 맡았고, 대한민국 친환경미술·서예대전, 경남 환경미술대전, 청도 소사랑미술대전에선 운영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대한민국 다기 명인(제6호, 한국차인연합회 선정), 한국예술문화 명인(다기 부문, 제13-1102-38호, 한국예술문화재단연합회 선정) 우수숙련기술자(2015-1, 노동부 선정)로도 선정됐다.

    도예가로서 그는 특히 차를 마시는 도구인 다기를 주로 만들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작업 소재와 방향성에 대해 △전통미술 소재와 상징성, △자연 속의 형상을 소재로 하는 작업 △첨단 과학 기술과의 접목 등으로 꼽았다.

    전통미술 소재와 상징성의 예로 그는 누구나 소망하는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거북이를 소재로 한 다관을 만들었다. 자연 속의 형상을 소재로 한 작업으로 그는 돌을 재구성한 돌 형태의 다관, 과일이 영글면서 속살을 드러내는 새로운 탄생을 형상화한 다관을 제작했다.

    첨단 과학기술과의 접목을 위한 시도로 원시성 짙은 돌 느낌의 찻잔과 찻사발의 안쪽 면에 나노입자로 된 금을 착색시키는 기능성 나노금잔과 사발을 만들었다.

    그는 우리나라 도자기 공예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공예는 쓰임을 전제로 선조들이 오랜 기간 다듬어 온 형태이므로, 크게 변할 수 없겠지만 표현 양식만은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한다. 작품의 모방과 선조들이 만들어 놓은 유물에 대한 재현보다는 이제 나만이 가지고 있는, 이 시대의 조형 언어로 시대가 공감하는 공예 작품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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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덕씨가 도자기 판매 전시장에서 자신이 만든 다기를 살펴보고 있다.


    아직 이루지 못한 꿈

    일반인에게는 소박해 보이지만 공예인으로서 그는 원대한 꿈을 갖고 있다. 그는 밀양을 도예촌으로 만들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첫 단계로 우선 그는 젊은 도예가들이 독립할 수 있도록 자신이 거주하는 곳 주변에 공방을 마련해 주려고 한다.

    현재 장씨가 거주하는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청봉도예에는 가마가 있으므로 여기서 젊은 도예가들이 작품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그는 밀양시 단장면 2500여 평의 땅에 작업실과 주거공간을 더 지어 젊은 작가들을 위한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한다.

    이어 젊은 작가들을 위한 도예 전시공간을 만들어 3개월에 한 번씩 작품을 바꿔가면서 전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밀양을 ‘도자기 타운’ 또는 ‘도예촌’으로 만들려는 꿈을 갖고 있다. 장씨는 “밀양은 도자기 공방이 39곳이나 있고, 과거 밀양 삼랑진은 관에 도자기를 납품하던 곳으로 유명했다”며, “경기도 이천처럼 밀양도 충분히 도자기 고장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가진 재능을 도예를 공부하고 작품을 하려는 젊은 이들을 위해 기부하고, 앞으로 밀양을 ‘도예촌’으로 만들어 많은 이들이 찾는 곳으로 만들고 싶어 했다.

    이상규 기자 sk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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