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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쓰레기 봉투값, ‘호갱’된 창원 시민

  • 기사입력 : 2016-03-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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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의 쓰레기 종량제 봉투 20ℓ가격은 700원. 이 가격은 전국 최고 수준이며 서울 강남 370원보다 무려 330원이 많다. 작은 차이가 아니다. 연간으로 따지면 1인당 몇 만원, 전체 시민으로 따지면 수십억원을 더 부담하는 셈이다. 창원시뿐만 아니라 밀양과 양산 등 도내 평균 쓰레기 봉투 가격이 높은 수준이었다. 창원시는 쓰레기 처리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아 봉투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예컨대 서울처럼 매립과 소각을 병행하는 방식이 아닌 전량을 소각 처리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취재 내내 수긍이 되지 않은 ‘불편한 진실’이 있었다. 시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바로 ‘주민부담률’이다.

    쓰레기를 수집하고 운반·처리하는 데는 비용이 발생한다. 이 비용을 지자체에서 전액 예산을 들여 부담하면 막대한 재정적자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쓰레기 봉투 판매수입으로 각 지자체는 쓰레기 처리비용을 충당한다. 그 충당 비율이 바로 ‘주민부담률’이다.문제는 창원시를 비롯, 경남도(18개 시·군 평균)의 쓰레기 봉투 가격은 서울보다 더 비싼데도 주민부담률은 오히려 낮다는 것이다.

    특히 창원시는 주민부담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 2014년 봉투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무려 480원에서 700원으로 320원이 인상됐다. 그런데 결과는 어떤가? 31% 그대로이다. 봉투 판매수입은 인상 전보다 오히려 13억원이 감소했다. 가격인상 정책은 실패했다. 반면 서울은 같은 기간 봉투 가격을 동결해 놓고도 주민부담률이 7%p 이상 올랐다. 봉투를 착실히 구입한 창원 시민만 ‘호갱’이 된 셈이다.

    이후 서울시는 60원대 인상만으로도 20%p 이상 끌어올려 60%대에 진입했다. 쓰레기 불법 소각·투기 등을 줄여 봉투 판매량을 늘리는 동시에 쓰레기 처리 비용의 효율성도 높였다는 얘기다. 정부는 각 지자체에 청소 재정 건전성 제고를 위해 주민부담률을 끌어올리도록 권고하고 있다. 두 지자체의 사례 비교는 가격 인상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창원 시민들은 더 이상 ‘호갱’이 아니다.

    김용훈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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