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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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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30대 반강제 전원생활 (22) 공포의 고함소리

  • 기사입력 : 2016-03-20 19: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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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원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돼 이상한 일을 겪었다.

    아내도 무척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는데.. 이유는 바로 집 주위 언덕에서 정체 불명의 고함소리가 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 들었을 때에는 나도 그냥 무시했었다.

    "세상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저렇게 목이 터져라 고함을 지르겠나"

    그런데 간간히 며칠동안 계속 고함소리는 들려왔다.

    메인이미지

    이른 새벽부터 정체 불명의 고함소리가 들린다.

    "동네에 정신이 좀 온전치 않은 사람이 사나?"

    어느날 고함소리의 정체를 알아내고자 마당에서 소리를 들어보는데 좀 이상한 점이 있었다.

    고함소리가 한 곳에서 들리는 것이 아니라 생각보다 빨리 움직이는 것 같았다.

    "이 사람 참 이상하다. 생각보다 빠르군."

    이래저래 의문의 소리는 여러차례 추적을 해 봤지만 정체를 밝히는데 실패하고야 말았다.

    아내도 차츰 불안해하기 시작하고 나도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새벽이나 한밤중에 들려오는 정체 불명의 비명소리. 이건 분명 우리 가족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었다.

    "이건 무슨 공포영화도 아니고 어떻게 해야 할까?"... ㅠㅠ


    < 공포의 고함소리를 스마트폰으로 녹음해 보았다. 볼륨을 좀 높여야 들립니다. >

    그러던 어느날 어김없이 옆집 할머니가 공포의 소쿠리(?)를 가지고 집을 방문했다.

    일단 옆집 할머니에게 커피를 대접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정체 불명의 고함소리를 여쭈어 보았다.

    그런데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그 고함소리의 정체는 바로 '고라니'였다는 사실이다.

    메인이미지고라니. 네가 그런 소리를 낼 줄은 몰랐다. ㅠㅠ

    /경남신문 DB/

    할머니 말씀으로는 고라니 새끼가 사람이 고함을 지르는 소리와 비슷한 울음소리를 내고 다닌다고 한다.

    우리 가족을 공포로 몰아넣은 주인공이 고작 '고라니'라니.. 정말 허탈했다.

    어찌됐든 이 고라니 사건은 전원생활의 또다른 웃픈 헤프닝으로 마무리가 됐다.

    "고라니야 적막한 산 속에서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다니면 나도 무서워~ ㅠㅠ"

     

    이민영 기자 (방송인터넷부)
    mylee7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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