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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엄마는 좋은 엄마가 될 수 없는가?- 황미화(위드에이블 원장)

  • 기사입력 : 2016-03-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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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어렸을 때 ‘콩쥐 팥쥐’와 ‘장화홍련전’이라는 전래 동화를 모르는 아이가 거의 없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로부터 전해 듣거나 동화책을 통해 서너 번을 읽은 경험이 있다. 착한 콩쥐를 온갖 학대와 고된 집안일로 괴롭히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는 계모와 팥쥐 모녀의 악행에 공포감을 느끼면서도 마지막 권선징악을 기대하면서 들은 기억이 있다. 서양 버전으로 ‘신데렐라’ ‘백설공주’ ‘헨델과 그레텔’까지 있었으니 계모 스토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꽤 인기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이러한 스토리는 아이들의 정서나 마음의 양식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매우 부적절할 수밖에 없다. 특수한 가능성에 지나지 않는 계모의 모습을 지나치게 과장되게 꾸며 왜곡시키기 때문이다. 부모의 이혼이나 사망으로 새 부모와 가족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아동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 아이들의 경우 왜곡된 인식이 선입견으로 남을 수 있다. 아이 자신은 물론 가족관계 형성에 치명적인 상처가 되어 평생을 힘들게 살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의 가장 위대한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어렸을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새엄마 슬하였지만 그녀의 현모양처로서 훌륭한 양육사례는 전기를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링컨이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노예를 해방한 후 어느 축하 자리에서 오늘의 자신이 있게 한 것은 자신의 어머니 덕분이라고 술회하기도 했다. 비록 새엄마였지만 자녀를 대통령으로까지 키운 것이다. 우리 주변에도 이러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이러한 선행의 원인이 새엄마가 아니듯이 악행의 원인도 계모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그 원인을 새엄마에 초점을 맞추고 부각시키는 경향이 있다.

    아동학대 관련 자료에 의하면 아동학대 가해자의 주범은 80% 이상이 친부모이고 계부모는 2% 정도라고 한다. 학대사례를 보면 더욱 경악할 수밖에 없다. 폭력으로 피멍이 든 7살 아이,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물고문을 받은 8살 아이, 대소변을 못 가린다고 구타로 숨진 3살 아이, 아버지의 성적 학대를 피해 동네를 배회한 9살 여아 등 아동학대의 가해자는 모두 친부모였다. 과연 친부모가 이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그러나 그 원인 역시 친부모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부모의 성장과정이나 정신 심리적 특성 때문일 것이다.

    최근 몇 달간 부모가 자녀를 살해한 사건이 언론매체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물론 그 악행은 차마 입에 담기조차 어렵다. 그러나 우리 언론은 살해의 동기나 원인을 유별나게 계부모에 집중시키는 경향이 있다. 마치 모든 계부모가 다 그렇게 할 것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다. 이러한 뉴스를 접하는 새엄마나 새아빠 그리고 그 가족들은 보기가 불편한 정도를 넘어 가족관계에 심각한 상처를 남길 수 있을 것이다. 그 원인을 가해자의 인격적 성격적 결함이 명백함에도 계부모임을 강조하는 것은, 사건의 충격성을 과장하고 대중인기에 영합해 우리 내면의 나쁜 엄마 증후군에 호소하려는 의도라고 여겨진다. 굳이 계모임을 밝히지 않고도 사건의 심각성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도 이혼율이 높아지면서 한 부모 가정이 재혼을 통해 복합가족 관계를 형성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재혼가정의 경우 계부계모뿐만 아니라 이복 및 이성 형제자녀까지 더해 복잡하다. 그러나 다양한 어려움을 극복해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우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그럼에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수많은 새엄마 새아빠는 물론 그 가족 전체가 숨죽여 가슴 졸이며 불편해할 수밖에 없다. 모든 원인의 초점을 새엄마 새아빠에게 맞추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사회도 잘못된 편견인 나쁜 새엄마 증후군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황미화 (위드에이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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