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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천발현재(薦拔賢才)- 어진 인재를 추천하여 뽑는다

  • 기사입력 : 2016-03-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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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득한 옛날 중국에서는 관직에 나가는 사람은 주로 왕의 일가거나 인척들이었다.

    지금부터 2500년 전후의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에 이르러서는 지식인 각자가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 각 나라 임금들을 찾아다니며 유세를 해 발탁되기를 바랐다. 그러다가 발탁만 되면 하루아침에 정승 등 높은 관직을 얻어 자신의 경륜을 펴기도 했다.

    한(漢)나라 때 이르러서는 적극적인 추천제도를 사용했는데, 각 고을로 하여금 인재를 추천하게 했다.

    추천이라는 것은 공정해야 하고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사람이 하다 보니 결국 자기와의 관계나 정실, 인연 등에 얽매이지 않을 수 없다.

    6세기 말 수(隋)나라에 이르러 과거제도가 비로소 실시됐다가 7세기 초 당(唐)나라 때 정착되어 청나라가 망할 때까지 시행됐다.

    우리나라에서도 958년부터 과거제도가 시행돼 1894년 갑오경장(甲午更張) 때까지 시행돼 왔다.

    과거제도는 체제에 순응하는 사람만 뽑는다, 천편일률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만 뽑는다, 기계적인 암기만 일삼는 사람만이 출세할 수 있는 제도다 등등 여러 가지 문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공정한 제도로 인식돼 왔다.

    과거제도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추천보다는 낫기 때문에 후대로 오면 많은 나라에서 시행했고, 또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

    오늘날 대부분의 민주국가에서는 선거에 앞서 각 정당에서 공천(公薦)을 한다. 공천이란 ‘공정하게 추천한다’, ‘공적(公的)으로 추천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자금 각 당에서 펼쳐지는 공천의 양상을 보라! ‘공정하게 추천한다’, ‘공적으로 추천한다’는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여야를 막론하고 아무런 원칙과 기준이 없다.

    ‘전략 공천 지역’, ‘정무적 판단’, ‘여성후보 우선지역’ 등등 갖가지 말을 만들어 내어 공천권을 쥔 사람들이 마음대로 공천하였다.

    공천을 신청했다가 낙천됐으면, 그냥 그대로 수용해야지 자기가 되지 않았다고 줄줄이 탈당을 하여 무소속으로 출마를 하는데, 이것도 말이 안 된다. 자기가 안 되면 탈당할 것이면서 공천신청은 왜 하나? 처음부터 그 당에 기대지 말아야지.

    민주화를 외치는 야당이면서 군사정권의 핵심인사를 당대표로 맞이하기도 하고, 야당인사였다가 공천 받을 가능성이 있으면 여당으로 가기도 하고, 여당 의원이다가 공천 가능성이 있자 야당으로 가니, 정당이 무슨 정책이고 철학이고도 없는 것이다.

    공천을 통해서 어진 인재를 뽑아 추천하는 것이 아니고, 도리어 어진 인재 추천을 방해하고 있다. 잘못된 공천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만이 남아 있다.

    *薦 : 들 천. *拔 : 뽑을 발.

    *賢 : 어질 현. *才 : 재주 재.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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