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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에이프릴 풀(April Fool)’과 허위

  • 기사입력 : 2016-04-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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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프릴 풀(April Fool)’이라는 말이 있다. 서양에서는 4월 1일 만우절 장난을 정오 이전에만 하고 이후에는 장난임을 알리는데 오후 늦게까지 만우절 장난을 하는 사람을 에이프릴 풀이라고 비꼰다. 우리 사회에도 이런 에이프릴 풀처럼 기준을 지키지 못하고 거짓말을 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최근 기사를 쓰면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를 꼽는다면 ‘허위(虛僞)’가 아닐까 싶다.

    올해 신년 벽두부터 불거진 박종훈 교육감 주민소환 서명부 허위 작성 사건을 비롯해 도서 대출실적을 허위로 부풀린 창원시 시립도서관 소속 공무원, 그리고 최근에는 있지도 않은 아이를 허위로 출생신고하고 그것도 모자라 사망신고까지 한 창원 40대 주부까지. 올해 도내 주요 사건에는 언제나 ‘허위’라는 단어가 중심에 있었다.


    ‘허위’라는 단어를 기사에 얼마나 썼는지 세어보기로 했다. 그 결과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쓴 20건 내외의 기사에서 135개를 발견할 수 있었다. 135번이나 ‘허위’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기사를 써야 했던 이유가 무엇일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새삼 취재 중에 만난 경찰의 한마디가 생각났다. “만연해 있어요. 가짜와 진짜가 구별되지 않아요.” 그의 말은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든 허위의 진상을 한마디로 압축해주는 듯했다.

    최근 허위 도서 대출 실적으로 각종 성과를 내려다 경찰에 적발된 한 공무원은 경찰 조사에서 “잘못인 줄 알면서도 관행적으로 해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각종 관행들이 허위를 부추기는 예는 적지 않다. TV에서 볼 수 있는 각종 허위·과장 광고들, 아파트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알바생들을 풀어 허위 경쟁률을 유발하는 시행사, 자동차 허위 매물을 내세워 소비자를 속이는 중고차 시장 등 이러한 허위는 관행이라는 그림자에 숨어 있다. 결국 이러한 관행이 아무렇지 않게 거짓을 해도 별다른 죄책감이 들지 않게 만들고 끊임없이 거짓말하게 만드는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다. 우리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에이프릴 풀은 끊임없이 나올 수밖에 없다.

    고휘훈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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