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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6) 권도인물(權度人物) - 인물을 헤아려서 판단하다

  • 기사입력 : 2016-04-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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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을 잘 알아보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그림보다는 사군자(四君子)가 알아보기 더 어렵다. 사군자보다는 글씨가 알아보기 더 어렵고, 글씨보다는 시(詩)가 알아보기 더 어렵고, 시보다는 문장(文章)이 알아보기 더 어렵고, 문장보다는 책이 알아보기 더 어렵고, 책보다는 사람이 알아보기 더 어렵다고 한다.

    이 세상의 거의 모든 일은 사람으로 말미암아 이뤄진다. 역사는 곧 사람의 역사다. 정치, 경제, 문화, 교육, 외교, 기업 등등 모든 것이 사람이 주체다. 한 나라가 흥하느냐 망하는 것도 사람에게 달려 있고, 한 가문이나 한 기업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중요한 줄은 다들 잘 아는데, 사람을 알아보는 능력이 있어야 좋은 사람을 뽑아서 믿거나 일을 맡기거나 할 수가 있다. 고 김영삼 대통령은 늘 “인사(人事)가 만사다”라고 말했는데 정작 사람을 잘 쓰지는 못했다. 잘 알아보는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도 의리 있는 친구를 만나 곤경에서 다시 살아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친구를 잘못 사귀어 망한 사람, 후계자를 잘못 뒀다가 망한 사람, 부하를 잘못 뒀다가 망한 사람이 수없이 많이 있다.

    사람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혼자 살아갈 수는 없고, 어떤 관계로든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야 하니,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을 알아보기가 어려워 사람들이 답답하고 불안하니까 그런 심리를 이용해서 관상(觀相)이나 운명을 점치는 직업이 생겨난 것이다.

    개중에는 사람을 알아보는 데 타고난 선견지명(先見之明)이 있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결국은 많은 사람을 만나고 경험을 해야 사람을 알아보는 눈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직접 많은 경험을 하려고 하면 그러는 사이에 헤어나지 못할 곤경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결국 간접경험을 많이 하는 수밖에 없는데, 간접경험을 하는 데는 책만큼 좋은 것이 없다. 책을 많이 읽고 생각을 많이 하여 책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들면 사람을 보는 안목이 높아질 수 있다.

    국회의원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저마다 자기를 찍어달라고 유세 중이다. 유권자로서는 누가 더 나은 인물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19대 국회의원 가운데 부정선거로, 뇌물수수로, 심지어는 성폭행으로 국회의원직을 잃은 의원이 상당수 있다. 보통 사람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에 당선돼 세금을 축내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을 국회의원으로 뽑아 준 국민들이 더 큰 문제다.

    지연 학연 등에 얽매이지 않고 공정한 마음으로 올바른 사람을 뽑으면 된다.

    ‘권(權)’자의 본래 뜻은 ‘저울의 추’인데 동사가 되면 ‘저울로 단다’의 뜻이 된다. ‘도(度)’자의 본래 뜻은 ‘자의 눈금’인데 동사가 되면 ‘자로 잰다’는 뜻이 된다. ‘권도(權度)’는 ‘저울로 달고 자로 재듯 정확하게 헤아린다’는 뜻이다.

    *權 : 권세 권. *度 : 법도 도.

    *人 : 사람 인. *物 : 만물 물.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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