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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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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진 - 유자효

  • 기사입력 : 2016-04-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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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와 어머니와 아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옷을 잘 차려입고

    한껏 멋을 내고는

    마치 아무 근심 걱정 없다는 듯이

    세상에서 가장 밝은 표정으로 웃고 있다

    아들은 집을 나가고

    아버지는 말을 잃고

    어머니는 깊은 잠에 못 든 지 오래됐지만

    사진 속의 세 가족은 언제나 똑같이 웃고 있다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은 그래서 더욱 슬프다

    ☞ 시인의 시를 읽다 보면, 하얀 종이 위에 보드라운 목탄으로 그린 그림이 떠오른다. 목탄이 가지고 있는 간결함과 따뜻함. 이 간결함과 따뜻함은 바로 시의 ‘고향’이리라.

    시인은 목탄으로 가족사진을 그린다. 흑백사진 속은 따뜻하다. 아버지와 어머니와 아들은 가족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달빛 같은 미소를 띠고 있다. 그윽한 시간, 저수지에 고인 물에 달빛 찬찬히 부서지는 밤 같은 시간…. 그러나 이 시간은 ‘섬’일 뿐이다. 세상의 검은 바다에 잠시 떠 있다가 파도에 깎여 서서히 사라질 작은 섬일 뿐이다. 이중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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