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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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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처럼 먹는 ‘치맥’ 시나브로 ‘통풍’ 온다

관절 주위 극심한 통증 ‘통풍’
과다 축적된 요산이 관절 주위 통증 유발
맥주·고기 등 요산 만드는 ‘퓨린’ 다량 함유

  • 기사입력 : 2016-04-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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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는 병이 있다. 왕들의 질병으로 불렸던 ‘통풍(痛風, gout)’이다. 통계적으로 보면 지난 2008년 미국 성인의 3.9 %, 한국 성인의 0.4 %가 통풍 환자였다. 하지만 최근 그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통풍 환자는 미국에서 60년대에서 90년대까지 2배가 증가했으며 영국에서도 3배가 늘었다고 보고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부터 2008년까지 7년 동안 통풍 환자의 발생이 2.3배 늘었다고 학회에 보고됐다. 최근 통풍 환자의 발생이 증가한 원인은 비만과 고혈압, 음주, 이뇨제 사용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통풍의 발생 원인

    통풍은 몸 안에 요산이 너무 많이 쌓이는 것이 그 원인으로, 체내 과다한 요산의 결정이 관절 주위에 침착돼 심한 통증이 생기는 병이다. 요산은 대부분 콩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되지만 체내에 쌓이는 요산이 문제이다.

    요산은 퓨린(purine)이라 부르는 물질이 대사되어 생성되며, 먹는 음식뿐만 아니라 체내에서 조직 손상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많이 생성된다. 젓갈, 굴, 고기, 조개류, 등푸른 생선, 멸치 등은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이다. 만성콩팥병, 피부병인 건선, 고혈압 있는 환자도 체내 요산수치가 높은 경우가 많다. 그리고 지방조직에서 요산 분비가 늘어나기도 한다. 따라서 통풍이 있는 비만환자에게는 체지방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맥주의 경우 퓨린이 많아서 피해야 한다. 하지만 통풍 환자라면 소주나 와인이라도 2잔 이상 마시는 것은 위험하다. 그러나 저지방 우유나 유제품, 커피, 하루 500mg 이상의 비타민C 는 오히려 요산을 낮춰 준다. 또한 물을 많이 마시는 습관은 요산 배설을 촉진시키고 혈중 요산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통풍의 증상과 진단

    혈중 요산수치가 여자의 경우 6.0mg/dL, 남자는 7.0mg/dL 이상일 때 요산이 높다고 한다. 여자의 경우 폐경 전에는 여성호르몬이 요산을 배설시키므로 통풍 발생이 남자보다 10배나 적다. 하지만 몸 안에 요산 수치가 높다고 모두 통풍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통풍 발작이 있을 때 혈중 요산이 항상 높은 것은 아니다.

    통풍은 관절액이나 통풍결절에서 요산결정을 편광현미경으로 확인해야 진단할 수 있지만, 혈중 요산 수치가 높고 요산 결절이 육안적으로 보인다면 임상적으로 통풍을 진단할 수 있다.

    급성 통풍발작은 주로 발가락에 나타나며 밤에 잘 발생한다. 갑자기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강도가 2~4시간에 걸쳐 급격히 증가한다. 대부분의 통풍환자들은 관절 주위의 통증과 부종, 만지면 아프고 열감이 느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급성 통풍발작은 치료하지 않는 경우에도 7~10일 이내에 저절로 가라앉지만 자주 재발하면 의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엄지발가락이 붓고 아프다고 모두 통풍인 것은 아니다. 퇴행성 관절염이나 무지외반증인 경우도 엄지발가락의 뿌리가 붓고 아플 수가 있다. 통풍은 무증상 고요산혈증, 급성 통풍성 관절염, 간기 통풍(급성 통풍 발작 사이의 기간), 그리고 만성 결절성 통풍이라는 네 가지 임상단계를 거쳐 진행한다. 이 기간이 평균 10년 정도 된다. 통풍을 방치하면 관절의 손상과 콩팥의 손상을 가져오므로 일 년에 두 번 이상의 통풍발작이 있었다면 전문의를 찾아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예전엔 중년 남성에서 흔했지만 요즘은 젊은 층에서도 통풍환자 발생이 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의 통풍은 유전적인 영향도 많다. 따라서 술과 육식을 줄이고 체중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요산생성을 줄이는 약물 요법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요산이 나쁜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요산은 비타민C와 같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기 때문에 퇴행성 질환과 악성 질환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요산이 낮은 사람은 파킨슨병이나 치매 같은 질환 발생이 높다고 한다. 반대로 요산이 높은 사람은 심장병과 뇌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다. 요산과 질병과의 연관성은 아직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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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풍의 치료와 예방법

    요산을 낮추는 생활 습관은 대부분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심장병을 예방하는 방법과 같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음주를 줄이고, 기름진 고기와 과당이 들어있는 음료수를 피하며 뱃살을 줄이는 것이다. 밀가루 음식이나 백미, 감미료를 피하고 과당이 많이 들어 있는 음료수를 피하고, 저지방우유와 올리브, 카놀라, 참기름 등 식물성 기름을 섭취하되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하지만 심장에는 좋지만 통풍에 나쁜 것도 하나 있는데 바로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은 등푸른 생선이다. 그래서 통풍에는 생선기름보다는 식물성 오메가3지방산을 권한다.

    통풍 발작이 잦은 환자는 고혈압, 심장병, 콩팥병의 동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싱겁게 먹고 식물성 기름과 채소 섭취를 늘리며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또한 통풍과 고혈압이 함께 있는 경우라면 이뇨제가 포함돼 있는 혈압강하제보다는 Losartan(로살탄)이 포함된 혈압약제가 요산배출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기존에 관리가 잘 되는 경우에는 갑자기 혈압약을 바꿀 필요는 없다. 콩팥병이 있는 경우에는 요산생성억제제 또한 요산과 함께 소변으로 배출이 지연되기 때문에 알로퓨리놀(자이로릭)이라는 통풍발생억제약도 감량해서 복용해야 한다.

    급성 통풍발작이 있을 때 복용하는 약 중에 콜히친은 부작용으로 설사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때는 더 이상 복용을 해서는 안 된다. 이미 발가락이나 팔, 귓바퀴에 통풍 결절이 만져지는 경우에는 오랫동안 고요산혈증을 앓은 경우이므로 콩팥병이나 다른 합병증이 동반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통풍 환자의 약 5%에서는 약물치료에 저항성을 보이며 결국 만성결절성통풍으로 발전하게 된다. 또한 요산저하제를 복용하지 않은 통풍환자의 30%에서 5년 내에 만성결절성통풍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적극적인 약물 치료에도 기능장애가 지속될 때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수술 후 약 25%의 환자에게서 수술 부위의 치유 지연, 감염 등 수술 창상과 관련된 합병증을 겪는 것으로 보고돼 있어 통풍 초기부터 요산 농도를 정상화하기 위한 약물 치료를 충실히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도움말= 창원제일종합병원 제1신장내과 이원동 진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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