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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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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新팔도유람] 근현대사 유적 가득한 군산

1930년대로 떠나는 시간여행
일제강점기 흔적 남은 ‘역사도시’

  • 기사입력 : 2016-04-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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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0년대 근대건축물 고우당. 현재는 보수·정비해 숙박시설, 카페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2시간을 투자해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모습부터 2016년 현재 모습을 고스란히 보고 마음에 새길 수 있도록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타임머신이 전북 군산시에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인문도시인 군산시는 일제강점기 아픈 기억의 역사가 고스란히 묻어 있는 군산 원도심을 ‘1930년대로 떠나는 군산 시간여행’을 테마로 정비해 근현대사를 이해하고 조명할 수 있는 교육역사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군산 원도심 재생은 지난 2013년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경관대상 대상을 수상한데 이어 2014년 유엔 해비타트(UN-HABITAT), 아시아경관디자인학회, 후쿠오카 아시아 도시연구소가 주관한 ‘아시아 도시경관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도시개발의 패러다임을 혁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제 수탈의 아픔과 경제발전의 변모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군산을 찾아 1930년대로 시간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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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제국이 1908년 건립한 옛 군산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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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야경.

    시간여행의 출발, 근대역사박물관

    군산의 근대역사문화는 근대역사박물관을 시작으로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근대 건축물들과 벨트를 형성해 원도심으로 이어진다.

    지난 2011년 9월 30일 개관한 박물관은 개관 이후 매년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현재까지 200만명에 가까운 관람객이 찾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공립박물관 203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에서 우수 박물관으로 선정됐다.

    월 평균 2~3만명이 방문하는 근대역사박물관은 총 182억원을 투입해 원도심 지역인 월명동 부지 8347㎡에 건물 연면적 4248㎡,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해양물류역사관(509㎡), 어린이체험관(126㎡), 근대생활관(617㎡), 기획전시실(231㎡) 등으로 구성됐다.

    보유 유물은 7000여 점으로 이 중 각계 각층의 시민,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기증한 유물이 3000점을 넘어선다.

    해양물류역사관은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서해안 물류중심지로 자리 잡아 온 군산항의 역사를 시대별로 전시하고 있다.

    근대생활관은 ‘1930년대 시간여행’을 주제로 당시 내항과 부잔교(뜬다리), 인력거차방, 영명학교, 상가 등 1930년대 군산에 실존했던 건물을 실제 크기로 복원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박물관 자원봉사자들이 배우로 나서 근대 군산을 배경으로 채만식의 소설 ‘탁류(濁流)’의 미두장 앞 정주사 장면, 소설 ‘아리랑’의 부둣가 노동자의 삶과 쌀 수탈 장면, 군산 영명학교와 3·1만세운동 등을 관람객들과 함께 연극으로 선보인다.

    또한 살아있는 박물관 연극 공연도 병행, 쌍천 이영춘 박사의 삶과 일제강점기 실존했던 독립운동 학생을 주인공으로 공연을 진행하면서 어린이 관람객들에게 군산의 역사와 문화에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

    근대역사박물관 관람이 끝나면 일제강점기 한국과 대륙의 경제수탈을 목적으로 일제에 의해 건립된 옛 조선은행 군산지점(국가문화재 제374호)으로 발길을 옮겨 보자.

    조선은행 군산지점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곡물 반출과 토지 강매를 위해 설립된 금융기관으로, 소설 ‘탁류’에도 등장하는 곳이다.

    또한 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국가문화재 제372호)을 관람하면 당시 은행이 가진 건축물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이어 바닷가 내항 부잔교와 함께 진포해양공원에 영구히 정박한 위봉함 내부도 둘러볼 수 있으며, 수탈한 쌀을 저장했던 미곡창고인 장미공연장과 적산가옥이었던 장미갤러리, 카페테리아로 변신한 옛 미즈상사 건물 등도 볼 수 있다.

    특히 1908년 대한제국이 건립한 옛 군산세관(전라북도 기념물 제87호)은 서울역사, 한국은행 본점 건물과 함께 국내 현존하는 서양 고전주의 3대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히며 근대역사벨트화지구에 집적돼 있다.

    한편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옛 조선은행과 옛 제18은행, 위봉함 등 인근 3곳의 근대건축물과 시설물들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통합관람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개별 관람의 경우, 박물관은 외지인 기준 2000원(단체 20명 기준 1000원), 위봉함 1000원(단체 700원), 옛 조선은행과 옛 제18은행은 각각 500원(단체 300원)으로 총 3500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통합관람권은 성인기준 3000원이며, 단체는 2000원이다. 관람객들은 인근 ‘박물관 바이(BUY) 가맹점’으로 등록된 업체에 입장권을 제출하면 판매금액의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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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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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강점기 때 설립된 조선은행 군산지점.

    걸어서 근대역사문화 경관지구로

    군산의 주요 근대역사 콘텐츠들은 박물관을 중심으로 걸어서 20분 정도에 모두 위치해 근대역사문화 경관지구를 형성하고 있다.

    근대역사문화 경관지구는 영화동, 월명동, 신흥동, 금광동으로 이어지는데, 영화 ‘장군의 아들’, ‘타짜’의 촬영지 신흥동 일본식 가옥과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였던 초원사진관, 1930년대 풍을 살린 숙박시설 ‘고우당’을 거쳐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 동국사를 걸어서 돌아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 군산에서 포목점과 소규모 농장을 운영하던 일본인 가옥이었던 신흥동 일본식 가옥(국가문화재 제183호)은 ‘ㄱ’자 모양의 2층 가옥과 일본식 정원이 있는 2층 가옥으로 영화 촬영지로 유명하다. 1930년대 근대건축물을 보수·정비해 숙박체험 시설과 카페, 식당 등으로 변신한 ‘고우당’은 일대가 근대역사체험공간으로 조성됐다.

    군산부윤(현 군산시장) 관사를 거쳐 발걸음을 옮기면 국내에 남아 있는 유일한 일본식 사찰 동국사(국가문화재 제64호) 가는 길이 나온다. 동국사는 대웅전과 승려들이 거처하는 요사채가 복도로 연결되고, 지붕이 급경사를 이루는 일본식 건축양식의 사찰이다.

    또한 근대역사문화 경관지구에는 100년 전통의 제과점과 60년 전통의 중국집을 비롯해 콩나물 해장국, 무국, 생선탕, 칼국수 등 군산의 맛을 느껴볼 수 있다.

    군산에는 군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아내는 도보여행길 ‘구불길’이 있다. 11개 코스로 구성된 구불길 중 군산의 근대역사문화를 둘러볼 수 있는 길은 ‘탁류길’이다. 탁류길은 백릉 채만식의 소설 ‘탁류’의 배경지인 군산 원도심을 중심으로 일제강점기 남겨진 역사의 흔적과 선조들의 삶의 애환을 경험하며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길이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을 출발해 옛 군산세관, 해망굴(흥천사), 월명공원 수시탑, 옛 조선은행, 군산농특산물홍보갤러리, 미즈카페 등을 거쳐 다시 박물관으로 돌아오는 총 6㎞의 코스를 이용하면 2시간 내에 군산의 주요 근대역사문화 콘텐츠를 모두 돌아볼 수 있다.

    전북일보 이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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