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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저유가와 세계경제- 하문식(창원대 글로벌비즈니스학부 교수)

  • 기사입력 : 2016-04-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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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반 이상 저유가가 지속되고 있다. 석유가격이 약간 올라가면 세계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며 낮은 이자율에서 선진국 성장률이 다소 높아질 것이다. 2014년 6월부터 유가가 달러 기준으로 65%가 하락함에 따라 전 세계에서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다. 이 기간의 달러 가치 절상 20%를 감안하더라도 유가 하락은 평균 60달러가 넘는데 그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다소 혼란스럽다. 유가 하락이 세계경제에 플러스효과를 준다고 우리는 알고 있었다. 수출업자에게는 피해를 주지만 수입업자에게 그 이상의 이익을 줄 것으로 보고 있었다. 이 믿음의 근거는 석유수출국과 석유수입국 간의 저축률의 차이가 있다. 석유수입국은 한계소비성향이 석유수출국보다 높아서 저유가로 소비가 증대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결과는 그 반대였다. 세계소비가 감소하면 주식시장은 상승해야 하는데 최근 6개월 이상 주식시장도 하락했다. 2015년 8월부터 주가와 유가는 정의 상관관계가 아니었다. 과거에는 유가 폭등이 세계성장률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왔는데, 유가 하락도 성장률을 똑같이 낮춘단 말인가? 과거와 다른 점은 선진국 대부분이 이자율을 거의 0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저유가 원인이 석유공급 증가냐, 석유수요 감소냐에 따라 결과가 다를 것이다. 후자의 경우, 유가하락으로 인한 성장률 감소가 저유가의 성장률 상승효과를 초과할 것이다. 이번의 경우, 수요 감소가 주 원인이지만 공급증가도 중요 원인이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이란, 비OPEC국의 석유공급이 증가한 것이다. 더구나 미국의 셰일(shale) 석유 공급이 저유가 하에서도 증가한 것이다. OPEC의 석유공급은 과거와는 달리 저유가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석유순수입국인 미국조차도 저유가가 성장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근 유가하락의 2분의 1~3분의 1 정도가 석유수요 감소에 기인하고 나머지는 석유 공급증가에 기인하고 있다. 따라서 유가하락이 세계성장률을 상승시켜갈 것인지가 앞으로의 관심사이다. 이 문제는 석유수입국과 석유수출국의 국내수요변동을 비교분석한 세계총수요가 증가하느냐, 감소하느냐에 달려 있다. 산유국은 세계 GDP의 12%에 불과하지만 세계수요 감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예상보다 큰 유가하락에도 석유수입국의 국내수요는 실망스럽다.

    산유국 소비수요 감소의 심리적 충격으로 산유국의 소비가 더 위축되고 투자는 크게 하락했다. 부유한 산유국은 보유 외환을 쓸 수도 있고 국부펀드를 소비에 사용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정부지출을 대폭 줄이고 있다. 빈곤국은 차입여력이 낮고 채무를 증가시키면 위험도 높아지며 경상수지흑자가 줄고 있거나 적자가 늘어나 국내소비지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환율의 대폭적 절하로 수입상품의 가격이 치솟고 있다. 빈곤국은 자본재를 주로 수입하므로 공공투자도 급감하고 있다. 공공재정을 조정할 때 감축 1순위가 자본재 지출인 것이다. 유가와 무관한 산유국의 수요 감소요인으로 이라크, 리비아와 예멘의 내전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있다. 저유가는 또한 석유탐사와 굴착 지출도 감소시킨다. 석유와 가스분야 자본지출 감소가 2014~15년에 2150억달러로 세계 고정자본투자의 1.2%를 점하며 세계GDP를 0.3% 하락시켰다. 석유수입국도 타격을 받았다.

    유로지역 같은 석유수입 선진국에서는 소비증가가 미약하나마 나타나고 있다. 투자증가는 기대에 미달하고 신흥발전도상국의 상황은 다양하며 석유소비보조금을 줄여 정부재정여력을 창출해 조세를 인하하거나 정부지출을 증대시키는 나라도 있지만 이는 시간이 걸릴 것이고 다양한 마찰과 누수가 있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석유수입국의 국내수요 증대는 기대만큼 일어나고 있지만 상품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거시경제 여건이 여전히 어렵다.

    석유수입국의 수요증가를 막고 있는 또 다른 요인은 저유가가 저성장기와 겹치고 있어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이자율 인하라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사용할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하문식 (창원대 글로벌비즈니스 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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