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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웃음경영박사’ 경남도립거창대학 장남서 교수

“만병통치약 웃음으로 몸과 마음 치유해드립니다”
대학원서 사회복지학 석사전공때
현장에 쉽게 다가서려 ‘웃음’ 연구

  • 기사입력 : 2016-04-14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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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음경영박사’ 장남서(58) 교수의 수업 내용을 엿듣기 위해 경남도립거창대학 평생교육원을 찾은 것은 지난 7일 오후였다. 대학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들바람에 흩날리는 연분홍 벚꽃을 맞으며 평생교육원에 들어섰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서는 순간, 어느 강의실에선가 귀에 익은 트로트 반주가 흘러나왔다.

    웃음코칭지도사(웃음치료사) 수업이 있는 202호 강의실이었다. 강의실에는 30명 안팎의 수강생들이 음악을 들으면서 강의가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7시가 되자, 강의실은 이내 “아~ 하하하하” 하는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2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수강생들은 큰 동작으로 손뼉을 치면서 소리 내어 웃음을 쏟아냈다. 옆사람의 눈치를 보며 머뭇거리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마이크 달린 헤드셋을 쓴 교수는 “입을 될 수 있는 대로 크게 벌리고, 단전으로, 항문을 죄고, 길게 웃어야 한다”며 수강생들의 폭발적인 웃음을 이끌어 냈다.

    트로트는 웃음으로 힐링하고 춤추면서 신체 내부의 열을 올리는 웃음힐링건강율동을 위해 고안된 장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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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경영박사’를 자처한 장남서 도립거창대학 교수가 활짝 웃고 있다.

    며칠 뒤, 이 대학 6호관에 있는 연구실에서 장 교수를 만났다. 대뜸 웃음경영박사는 무슨 학위를 두고 하는 말이냐고 물었다. 마케팅을 전공해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웃음경영박사는 자신을 브랜드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얼굴을 찌푸리며 마케팅을 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아무 때나 웃고 다니는 것도 이상하죠. 웃음을 나름대로 관리를 하면서, 필요할 때 웃어야 하는 겁니다. 제가 경영학 박사이기도 한 만큼, 웃음 분야에서는 ‘바로 나’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웃음과 마케팅이 불가분의 관계라고 생각하면, 웃음경영박사가 그리 어색하게 들리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는 정작 경영학 관련 학과가 아니라 아동보육복지과 교수이다. 그러면서 평생교육원 웃음코칭지도사 과정 수업을 맡고 있다. 잠시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남해 출신인 그는 부산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그곳에서 대학을 다녔다. 전공은 산업디자인이었다. 창원공단에서 근무하며 대학원을 다녔고, 부산의 한국신발연구소 디자인연구실장을 거쳐 현재의 제주국제대학교 전임강사가 됐다. 이후 3년 만에 거창대학 산업디자인과로 자리를 옮겼다.

    거창대학에 재직하면서 경상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대학원 수료 후 학위논문을 쓰는 과정에 다른 대학에서 사회복지학 석사과정을 다녔다. 그래서 그의 명함에는 경영학 박사, 디자인학 석사, 사회복지학 석사 등 3개의 석·박사 학위가 새겨져 있다. 산업디자인에서 마케팅으로, 마케팅에서 다시 사회복지로, 그는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지난 2012년에는 대학에 아동보육복지과를 신설하는 데 앞장섰다. 사회적인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가 ‘웃음’에 주목한 것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던 때의 일이다.

    “사회복지학 전공자로서, 어떻게 하면 어르신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죠. 정통 사회복지학과 같은 학문적 접근과는 별개로, 현장에서 부딪히려면 뭔가 다른 매개체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한참 동안 고민한 끝에, ‘그래, 웃음이야’라고 생각한 거죠.”

    그가 웃음치료를 떠올린 것은 디자인을 전공한 이력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했다. 디자인은 엉뚱한 생각을 이끌어 내는 원천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전통시장 등을 돌며 모노드라마 공연을 하고 있는 경상대 중어중문학과 한상덕 교수는 그의 롤모델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아동보육복지과 신설 이후, 평생교육원에 요양보호사과정을 만들었다. 요양보호사과정 수강생들의 직업적 자부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 그는 수업과정에 웃음치료를 도입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5개월 과정을 마친 뒤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아주 높아졌을 뿐 아니라, 수강생 30명 모두 국가시험에 합격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전문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이 같은 결과를 낸 것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자신이 학과장으로 있는 아동보육복지과 교과과정에도 웃음치료를 도입한 것은 물론이다.

    “우리 학생들의 자존감을 살리는 일을 먼저 시작했어요. 학생들에게 자신의 소중함과 행복감, 그리고 긍정적 사고를 심어 줬죠. 그런 교육의 결과인지, 4대보험 가입 취업자가 약 76%에 이르렀어요. 나머지 졸업생들은 대학 편입이나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고요.”

    그는 지역의 노인들에 대한 웃음치료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2014년부터 2년간 거창군 및 합천군의 평생교육 위탁과정에 웃음코칭지도사, 스트레스관리사 과정을 신설해 어르신들에게 웃음을 선물했다.

    “어르신들께서 한참 웃고 난 날에는 잠도 잘 주무시게 됐다는 말씀을 하시면 기분이 좋았죠. 실제 웃으면 잠을 잘 이루게 하는 호르몬이 분비되거든요. 저는 어르신들이 자꾸 몸을 움직이도록 돕습니다. 그래야 체온이 오르면서 면역성이 높아지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되니까요.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이 높죠? 웃음치료를 통해 자살 충동을 억제할 수도 있습니다.”

    그는 주말에는 거창지역 노인복지시설을 찾아 치매를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이 활동에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그의 아내가 동행한다.

    “웃고, 노래하고 춤추는 일이죠. 어르신들 앞에서 한참 재롱을 떨고 나면 무릎이 아플 정도입니다” 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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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교수가 거창대학 평생교육원 웃음코칭지도사 과정에서 수강생들과 함께 박수를 치며 크게 웃고 있다.


    그는 2년 전부터는 도내 각 고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웃음치료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자신이 먼저 학교에 제안서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지만, 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도 그에 못지않은 스트레스를 받는 만큼 이를 해소시키는 역할을 자임한 셈이다. 학교를 돌며 웃음치료를 하면, 자연히 거창대학 홍보도 된다고 했다.

    또 지난해부터는 거창 외 도내 사회복지시설에서도 웃음치료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이 역시 자신이 가르치는 아동보육복지과 학생들의 취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웃음치료를 한 이후 마음이 아주 편안해졌다. 먹고 살 만한 사람이 그리 웃고 다니냐며 핀잔을 할 수도 있겠지만 웃음치료의 효과를 알기에 이 일을 즐겁게 하고 있다,

    장 교수는 웃음치료를 열심히 하고 다니는 것은 결국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웃음치료의 목적은, 첫째 자신을 치유하는 것이고, 둘째 남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에요. 실제 몸이 좋지 않아서 웃음치료를 시작하는 사람도 많아요. 저도 26살에 대학에 입학했을 만큼 많은 좌절을 겪었어요. 이런 저의 경험도 웃음치료를 하게 된 원인 중 하나라고 봐요.”

    그는 웃음치료 재능기부를 시작한 지 겨우 몇 해째인데, 언론에 자신이 소개되는 게 꺼려진다고 했다. 500회쯤 되면 이름이 알려져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그는 밝혔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이들을 위해 웃을 수 있는 비결을 일러 달라고 장 교수에게 주문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크게 한 번 웃고, 자기 전에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웃는 것입니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해집니다. 웃으면 긍정적 힘이 생깁니다. 분노 조절이나 스트레스 조절에 웃음만한 것이 없습니다. 아무리 힘든 시기라 해도 웃음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입을 최대한 크게 벌리고, 입꼬리를 위로 한껏 올리고, 항문을 죄고, 배에 힘을 주고, 큰 동작으로 손뼉을 치면서, 크게 웃어 보십시오. 아~ 하하하하.”

    글·사진=서영훈 기자 float21@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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