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0일 (토)
전체메뉴

[경제인칼럼] ‘新조선강국’을 창조하자- 이수태(경남중기대상 수상기업협의회장)

  • 기사입력 : 2016-04-18 07:00:00
  •   
  • 메인이미지


    2000년 이후 한국의 조선산업은 수주, 건조, 수주잔량 등에서 세계 선두에 나서 실질적으로 세계 조선산업을 이끌었다. 그러나 지구촌에 불어 닥친 경기불황은 전 세계 조선·해운·해양산업을 암흑기로 만들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국가별 수주잔량은 중국이 3874만CGT로 1위였고 한국(2913만CGT), 일본(2251만CGT) 순이었다. 한국의 수주잔량이 3000만CGT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3년 1월 말 이후 3년 만이다. 위기 극복을 위해 업계는 물론, 정부까지 구조조정 등을 독려하지만 단기간 내 회복이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내 조선소가 활황을 맞이할 때 일본은 조선산업을 사양산업으로 판단하고 기술개발과 투자를 소홀히 해 우리에게 주도권을 넘겨줬지만, 여전히 일본 조선소는 내수 확대, 표준선형 영업, 협력체제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조선산업은 세계경기가 정상화되면 유가도 회복되고 다시 호황기를 맞을 것이다.

    우리는 현재 불황기를 이길 단기적 자구책과 별개로 장기적 측면에서 경쟁력 강화와 연구개발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조선업은 막대한 시설 자금이 필요한 기간산업이다. 시장 진입 자체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런 산업의 경우 기존 사업자가 확실한 경쟁 우위를 점한다. 한국 조선 3사가 수많은 역경을 뚫고 세계 1위로 성장하는 동안 축적해온 기술력과 경쟁력은 엄청난 자산이다.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얼마든지 이겨낼 저력이 있다. 일본과 중국은 저가인 벌크선과 탱커 비중이 70%에 달하지만 한국은 40% 정도에 나머지는 컨테이너선·유조선·LNG선·해양플랜트여서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한국이 훨씬 우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것은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와 같은 고부가가치선 인도에 따른 소폭의 실적 개선, 친환경선 및 고부가가치 가스선 수주 등이다.

    조선산업은 특성상 노동집약적 사업이라 일자리 창출이 유리한 산업이다.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안정된 숙련기술자들을 확보해야 하고 이러한 인력은 단시간에 양성되지 않는다. 조선산업의 숙련 노동자들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며, 노동자들이 조선사업장을 떠나지 않도록 양질의 일자리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필요하다.

    조선업에서 선주는 선박을 주문할 때 선수금을 지급한다. 이후 선박이 계약대로 인도되지 못할 때를 대비해 은행이나 보험사에 RG(Refund Guarantee)보험을 가입한다. 선주는 선박을 제대로 인도받지 못할 경우 금융기관으로부터 선수금을 대신 지급받을 수 있다. 따라서 조선업 특성상 RG 발급이 중단되면 선박을 짓지 못하고, 운영상 자금과 운영에 심각한 문제뿐 아니라 기술개발 투자 부재로 조선산업 전반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조선산업에서 선도를 유지하고 새로운 조선강국의 신화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조선산업의 인프라 유지 노력과 함께 미래의 조선산업 호황기를 대비한 기술개발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폭적인 정부정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수태 (경남중기대상 수상기업협의회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