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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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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살 것인가 (설정 스님의 인생 법문)

주인으로 인생을 살아가라
출가 60여년된 노승 철학·인생 들려줘
설정 스님·박원자 저, 나무를 심는 사람들 간, 1만4000원

  • 기사입력 : 2016-04-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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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년 고 윤이상 선생의 49재 때 모습. 당시 국가보안법으로 아무도 의식을 치르길 원하지 않자 종회의장이었던 설정 스님이 독일에 가서 49재를 지내 주었다.


    “내가 편하고 받는 것이 많으면 상대적으로 나로 인해서 힘들고 괴로운 사람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자기 능력으로만 살아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물질 하나하나가 우주와 연관이 되지 않은 것이 어디 있나요?”

    한국선의 종가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설정 스님이 우리 삶의 영원한 화두인 ‘어떻게 살 것인가’에 답했다.

    어려운 경전에서 풀어 낸 말이 아닌, 생생하고 생활에 밀착된 언어로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는 젊은이에서부터 갈등하는 부부와 부모 자식, 지혜롭게 나이 들어가고 싶어 하는 노년과 기업을 경영하는 CEO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 계층을 아울러 잘 사는 인생에 대해 말한다.

    열네 살이던 1954년, 아버지의 생신 불공을 위해 수덕사에 들렀다가 출가한 설정 스님은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출가의 길을 걸은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1955년 원담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수지했다. 수덕사 주지와 종회의장을 역임했고, 2009년 덕숭총림 4대 방장에 취임했다.

    스님은 ‘무슨 일이든 정성스럽게 잘하면 된다’는 선사들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지금까지도 젊은 후학들과 함께 하루 여덟 시간 정진하고 지도하며 일하고 농사짓는다. 일생을 관통해 온 강직함과 공심을 실천하는 삶으로 스님들 사이에서 가장 스님다운 스님으로 존경받고 있다.

    ‘지금도 미완성의 수행자’라며 스스로를 방장행자로 부르는 스님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그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삶에 용기를 주는 말씀을 해 준다. 그것이 부처님과 중생의 은혜를 갚는 길이라고 생각하며 철저히 대중에 회향하는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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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님은 선사들의 말이나 경전을 인용하기보다 어떤 질문이든 본인의 언어로 상대가 이해하기 쉽고 편하게 이야기한다. 그러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표현으로 읽는 이를 감동시킨다. 유연한 마음으로 한 수행법만을 고집하지 않는 것처럼,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여 후학들에게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스님이 들려주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어렵지 않다. 참생명인 나를 찾는 것이며, 올바른 가치관을 세우고, 그 가치관에 따라 지혜롭고 성실하게 사는 것이다. 그렇게 자기 자리에서 보람을 느끼며 사명감을 가지고 주인 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바로 인생을 잘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설정 스님의 삶과 철학, 한국 불교의 장래와 후학들에 대한 간곡한 당부의 말씀을 담고 있는 것이다. 전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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