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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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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 창원시민 나쁜운전 STOP] (6) 위험천만 과속운전

과속하는 만큼 사고 위험도 높아져요
속도 높아질수록 충돌충격 커져
일반사고보다 치사율 14배 높아

  • 기사입력 : 2016-05-04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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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3년 7월 진주시 가좌동의 한 교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SUV차량을 달려오던 승용차가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이 승용차는 과속 단속 카메라나 방지턱 등 안전장치가 없는 내리막길을 과속해 내려오다가 미처 제동하지 못하면서 SUV차량을 덮쳤다. 이 사고로 운전자와 승용차 운전자, 동승자 등 4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치는 인명피해가 났다.

    #.지난 2014년 12월 최신형 외제 승용차를 구매한 A씨는 새차 시승식 겸 성능 테스트를 하려고 부산을 출발해 남해고속도로를 달렸다. 신나게 질주하던 A씨 차량의 속도계는 이미 제한속도 100km/h를 넘긴 지 오래였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고 지수 나들목을 지날 무렵 A씨는 과속 단속 카메라를 발견하고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단속을 피할 수 없었다. 과속 단속 카메라에 찍힌 A씨 승용차의 속도는 무려 시속 215km였다. 다행히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제한속도를 115km/h나 초과한 A씨는 13만원의 과태료를 물었다.

    ◆과속하는 당신은 도로 위의 시한폭탄= 100km/h로 달리는 자동차가 1초에 나아가는 거리는 무려 28m다. 운행 중 위험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과속하고 있다면 제한 속도로 운행했을 때보다 운전자가 대처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줄어든다. 과속은 시간만 뺏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인지하고 대처하는 능력까지 잃게 만든다. 평소 시력이 1.2인 사람이 100㎞/h로 차를 달린다면 시력은 0.2로 뚝 떨어진다. 시야가 좁아지고 시력이 떨어지니 당연히 장애물을 빨리 발견하거나 위험을 감지하는 것이 늦을 수밖에 없어진다. 또한 충돌사고가 발생했을 때 과속한 만큼 충격이 커지고 그만큼 피해도 심각해지기 때문에 과속운전은 피해야 할 운전습관 중 하나로 꼽힌다.

    도로교통공단 표승태 교수는 “위험을 감지하고 대처하는 것은 시간과의 싸움인데 과속하면 적절한 시간에 위험에 대응하기 힘들어진다”고 과속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브레이크를 밟아도 늦다= 과속 속도에 따라 운전자가 위험을 발견하고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실제 정지하기까지 걸리는 거리도 차이가 있다.

    속도가 높을수록 정지거리는 길어진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km/h로 달리던 차가 위험 요소를 발견하고 브레이크를 밝으면 7.53m를 지나서 서지만 40km/h로 달리던 차의 브레이크를 밟으면 18.98m 후에 선다. 60km/h로 달리던 차의 정지거리는 34.38m이고 80km/h로 달리던 차의 정지거리는 53.72m, 100km/h로 달리던 차가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면 76.99m를 더 나아가고 나서야 완전히 멈출 수 있다.

    과속 정도에 따라 차에 부딪치는 충격도 당연히 크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각각 30~40km/h로 달려오는 차에 보행자가 부딪쳤을 때 머리에 중상을 입을 가능성은 각각 16.9%, 28.1%였고 60km/h로 달리는 차에 부딪쳤을 때는 무려 99.9%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 치사율은 33%로 일반 교통사고 치사율 2.3% 보다 14배나 높다.

    교통안전공단 김성섭 연구원은 “속도를 2배 올리면 제동거리는 4배 증가하고, 충돌했을 경우 충격도 4배 커진다”며 “단순히 속도를 높여 빨리 가는 것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과속으로 인한 위험도 2배, 4배 커진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한 속도 지켜야= 과속 운전을 막기 위해 도내에는 지난 2015년 기준으로 527대의 단속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같은 해 적발된 과속 차량은 64만7297대이고, 2014년 67만7841건, 2013년 55만6907건이다. 하루 평균 1770대가 넘는 과속 차량이 적발되고 있는 셈이다.

    과속 사고 발생 건수는 지난 2014년 26건으로 14명이 사망하고 1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013년에는 25건의 과속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7명이 숨지고 42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 내 감속 운행이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말한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우리나라가 105명으로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많은 반면 영국은 31명으로 가장 적었고 프랑스도 39명으로 적었다.

    한편 감속 운행에 대한 운전자의 의식 제고와 시스템적 보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도로교통공단 표승태 교수는 “눈·비·안개 등으로 인한 악천후 시 관련법령에 의해 20~50% 감속 운행하게 돼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며 “자율속도제어시스템을 통해 감속 운행의 필요성이 감지되면 단속 기계도 이에 맞춰 단속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적인 보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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