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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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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도 스승의 날 선물 챙겨야 하나?

주는 쪽·받는 쪽 모두 “부담”
어린이집 아동학대 잇따르자 부모들 노파심에 대부분 챙겨

  • 기사입력 : 2016-05-1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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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살배기 딸을 올해 3월부터 가정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A(33·여·창원시 진해구)씨는 최근 깊은 고민에 빠졌다. 어버이날에 양가 부모님께 드릴 선물과 용돈을 챙기고 나서 가벼워진 지갑을 보며 한숨을 짓고 있는데, 주변에서 스승의 날도 챙겨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유치원도, 학교도 아닌 어린이집 선생님에게까지 스승의 날 선물을 챙길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던 A씨였지만, 너도나도 선물을 챙긴다는 말에 찜찜함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어린이집에서 보내야 하는 아이가 혹여 선물을 보내지 않은 탓에 소홀한 대우를 받거나 차별을 받지 않을까 별별 생각이 들어 결국 작은 성의 표시를 해야겠다 마음먹고 아이의 담임과 원장선생님에게 선물할 화장품을 구입했다.

    스승의 날에 스승에 대한 공경심을 표현하기 위해 선물을 챙기는 문화가 어린이집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최근 어린이집 아동학대가 사회적인 문제로 불거지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야 하는 부모들이 노파심에 선물을 마련하면서 주는 쪽이나 받는 쪽에 부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부모들이 어린이집 교사를 위해 마련하는 선물은 상품권부터 향수나 화장품, 커피·양말·그릇선물세트, 케이크, 수제청 등 다양한 종류가 있었다.

    A씨는 “친구 등 주변에 물어보면 작은 것이라도 선물을 한다는 사람이 많아서 모른 척 넘어갈 수가 없었다”면서 “선생님에게도, 내게도 부담이 크지 않은 선에서 선물을 골랐다”고 말했다.

    스승의 날을 맞아 부모들이 보육교사나 원장에게 선물을 보내는 일로 부모들이 부담을 느끼거나 잡음이 이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 어린이집은 스승의 날에 선물 등을 보내지 말라는 통신문을 보내고 있다.

    전 경남가정어린이집연합회 김주하 회장은 “스승의 날 선물 때문에 부모님들이 부담스러워해서 5년 전부터 금품을 사양한다는 통신문을 보내고 있고, 그래도 선물을 보내오는 부모들에게는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물건은 돌려보낸다”면서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선물 대신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나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보내는 경우에는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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