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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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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이탈리아 베니스

  • 기사입력 : 2016-05-1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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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형색색의 집들로 가득한 부라노 섬.
    여행의 묘미는 아무래도 새로운 만남이겠죠?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베니스로 가기 위해 오른 열차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났습니다. 바로 프랑스에서 대학을 다니는 2명의 대만 사람이었습니다. 야간열차의 으슥한 분위기처럼 같은 찻간에서 그들을 만났을 때에는 서로 어색했지만 따뜻한 찻간에서 몸을 녹이며 서로의 여행이야기를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여행 이야기를 통해서 공통점을 찾고, 가보지 못한 도시의 정보를 얻으며 더욱더 친해질 수 있었고, 6시간 후 새벽녘에 베니스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소중한 친구나 다름없었습니다. 이것도 인연이라는 생각에 베니스를 함께 여행하기로 했고, 저는 베니스 여행 계획을 망설임 없이 바로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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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상버스에서 바라보는 부라노 섬.

    태양이 고개를 내밀지도 않은 이른 시간이었기에 중앙역 근처 식당에서 허기를 채웠습니다. ‘카르보나라’라는 익숙한 이름의 파스타를 시켰는데 역시나 예상치 못한 비주얼의 파스타가 나왔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흔히 우리가 아는 크림 파스타인 카르보나라는 미국식이고, 원조 카르보나라는 계란과 판체타(이탈리아식 햄)를 함께 볶은 고소한 파스타라고 합니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식당을 나서니 태양에 붉게 물든 베니스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탈리아어로 베네치아라 불리는 이 아름다운 도시는 총 118개의 섬과 150개의 운하, 그리고 378개의 다리로 이뤄져 있는 수상도시입니다. 총 378개의 다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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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를 가지고 다니더라도 워낙 비슷하게 보이는 골목들이 많아서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길을 잃기 쉽습니다. 그래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대만 친구들과 함께 지도를 잘 살피면서 함께 이동했습니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부라노 섬입니다. 가수 아이유가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곳으로 유명한데, 집집마다 형형색색 다양한 색을 갖고 있어서 굉장히 아름다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 아름다운 섬에 도착하려면 버스를 타야 합니다. 분명 섬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버스를 탈 수 있을까요? 바로 수상버스입니다. 물 위를 다니는 버스인데요. 일반버스처럼 버스 노선도가 있고, 정류장도 있습니다. 골목이 좁고, 운하가 많은 베니스는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없습니다. 유일한 교통수단은 수상버스, 수상택시, 그리고 곤돌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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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알토 다리.


    낯선 문화에 어리둥절해하는 3명의 동양인들은 어린아이처럼 창밖을 쳐다보며 카메라 셔터를 연신 바쁘게 누르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섬에 도착하니 정말 집집마다 색이 달랐습니다.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낚시를 떠난 남편이 무사히 집을 잘 찾아올 수 있도록 서로 다른 색으로 집을 꾸몄다고 합니다. 지금은 관광지로 남기기 위해 이탈리아 정부에서 집집마다 색을 정해준다고 하니 참 재밌지 않나요? 무지개를 담고 있는 부라노 섬에 사는 주민들은 이 풍경이 일상이라고 생각하니 부럽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다시 베니스로 돌아와서 도시 구경을 시작했습니다. 화려한 부라노 섬과는 달리 베니스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깁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확 바꾸는 것이 있는데, 바로 곤돌라입니다. 쓸쓸한 느낌의 골목을 지나치는 곤돌라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노를 젓는 이탈리아 아저씨의 감미로운 노래까지 듣게 되면 이곳은 지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장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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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과 지하 감옥 사이에 있는 탄식의 다리.


    베니스에 돌아오자 대만 친구 한 명이 꼭 가고 싶은 곳이 있다고 해서 함께 간 곳이 있습니다. 바로 카사노바 때문에 유명해진 ‘탄식의 다리’입니다. 탄식의 다리는 법원과 지하 감옥 사이에 있는 다리인데요. 이 다리를 건너면 감옥으로 향하기 때문에 많은 죄수들이 이 다리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베니스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탄식을 했다고 해서 ‘탄식의 다리’라고 불린답니다. 유일하게 이 감옥을 탈출한 사람이 카사노바였기 때문에 이 다리가 더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베니스를 걱정 없이 볼 수 있어 참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베니스에서 ‘탄식의 다리’보다 더 유명한 다리가 있는데, 바로 ‘리알토 다리’입니다. 이 다리는 베니스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한때는 베네치아의 대운하를 걸어서 건널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던 역사적인 다리로 다리 양옆에 상점이 줄지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런 특징을 가진 다리가 유럽에 총 3개가 있는데, 베니스의 ‘리알토 다리’, 플로렌스의 ‘베키오 다리’, 영국 바스의 ‘펄트니 다리’입니다. 운이 좋게도 저는 이 다리들을 다 가볼 수 있었네요. 리알토 다리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도나우 강이 흐르는 부다페스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리알토 다리를 방문한다면 꼭 해질녘 노을부터 밤이 되는 시간에 방문하길 권합니다. 붉게 물든 운하와 아치형 다리가 잘 어울려 정말 한 폭의 그림을 보여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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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곤돌라.


    항상 즐겁기만 한다면 그건 여행이 아니겠죠? 리알토 다리를 보고 나서 중앙역으로 다시 돌아가던 길에 기념품 가게를 잠시 들렀는데, 그때 길을 잃고 맙니다. 베니스에서 길을 잃는다면 정말 막막해지는데요. 혹시나 저처럼 길을 잃으신다면 사람들이 많은 곳을 찾거나 밝은 곳으로 가세요. 정말 길이 복잡하기 때문에 어두워지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치안이 좋은 국가는 아니기 때문에 여행객은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밝은 곳이 없고, 점점 어두워진다면 근처 주민들에게 길을 물어보세요. 저도 지역 주민의 도움을 얻어 무사히 중앙역으로 갈 수 있었답니다. 자칫 즐거운 여행을 망칠 수도 있었지만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해서 그 또한 추억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길을 알려주신 이탈리아 주민분과도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대만 친구들과 SNS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대만에 꼭 가겠다는 약속을 했고, 올해 안으로 가볼 생각입니다. 특별한 장소에서 만난 인연은 그만큼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도시의 추억과 함께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생각합니다. 친구들이 지내는 대만에서 여행을 함께한다면 분명 소중한 추억이 또 쌓이는 것이겠죠? 의사소통이 걱정돼서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는 데 겁이 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만나는 여행객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의사소통에 겁을 내는 사람들입니다. 먼저 다가간다면 반갑게 맞이할 겁니다. 혼자 하는 여행도 좋지만 낯선 이와 함께하는 여행도 즐겁습니다.

    인생은 여행이라는 페이지로 이뤄진 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때로는 그 페이지에 다른 이와 함께한 이야기도 있다면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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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마르코 광장.

    여행TIP

    1. 베니스는 길이 복잡하기 때문에 구글 지도로 항상 GPS를 확인하자.(GPS는 인터넷 없이도 사용 가능하다.)

    2. 수상버스 티켓은 1회, 24시간, 48시간, 72시간권이 있으니 본인의 여행일정에 맞는 티켓을 구매하자.

    3. 곤돌라는 바가지요금이 많으니 미리 가격대를 알아보고 협상을 하자.

    4. 비가 온다고 해서 실망하지 말자. 산마르코 광장은 비가 올 때 더 빛이 난다.

    5. 베니스 다음 여행지로는 플로렌스와 밀라노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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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영

    △1990년 창녕 출생

    △울산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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