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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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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무럭무럭 자란다- 송숙경(창원 하천초등학교 교장)

  • 기사입력 : 2016-05-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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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학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농림축산식품부와 창원시에서 지원하는 식생활교육개선 사업의 하나인 텃밭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을 위해 예술교육과 텃밭 가꾸기를 추진하자는 의논이 있었기 때문이다. 농촌학교임에도 학생들은 의외로 텃밭 가꾸기에 대해 낯설어 했다. 자연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이지만 농작물을 직접 가꿔 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텃밭 가꾸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정말 손이 많이 가는데 사실 학생들의 힘만으로는 어림도 없다. 선생님, 주무관 등 온 학교 교직원들의 도움이 있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정이다.

    ‘고추, 상추, 오이, 호박, 가지, 감자, 고구마, 땅콩, 옥수수, 야콘’, 학교 텃밭에서 자라고 있는 작물 이름이다.

    학생들이 심기 쉽고, 자라는 모습을 잘 관찰할 수 있으며 수확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종류를 골랐다. 여름 내내 수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평소에 잘 안 먹던 채소라도 밭에서 수확해 같이 나눠 먹을 때는 정말 잘 먹는다. 잘 먹는 모습을 보는 건 텃밭 가꾸기의 또 다른 큰 수확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을이 되면 무, 배추 등 가을 채소들로 바뀔 것이다. 작년에는 텃밭에서 키운 배추와 무로 김장을 담아 수육과 함께 점심시간에 나눠 먹었다. 한 포기씩 집에 가져가기도 하고 겨울 융합캠프 때 반찬으로 먹기도 했다.

    학교 텃밭은 피아노 교실로 운영하고 있는 사택에 딸려 있다. 사택에서 우리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피아노, 오카리나, 리코더 소리가 거름이 돼 주는지 작물들이 참 잘 자라고 열매도 많이 맺힌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예쁜 꽃이면서 꽃을 보고 예쁘다 하고, 자라는 모습 하나하나가 사랑스러우면서 자라는 식물을 사랑 가득한 눈으로 바라본다.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관심과 정성을 들이고 꾸준히 돌봐주는 등 힘든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체험으로 배운다.

    이래서 인성교육이 된다 하는가 보다. 텃밭 가꾸기를 통해 자연과 사람에게 감사하고, 기쁨과 사랑, 소중함을 알면서 아이들은 자라고 있다.

    송숙경 (창원 하천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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