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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차 당대회를 통해 본 북한의 대외정책-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기사입력 : 2016-05-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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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은 지난 5월 6~9일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제7차 노동당 대회를 개최했다. 36년 만에 개최되는 대회인 만큼 국내외의 관심이 컸다. 북한은 당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외교적 노력을 다했다. 국제사회는 실패를 기대했다. 해외의 고위급 축하사절단의 방북이 없었다는 점은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한다. 120명의 외신 기자들이 방북한 것은 북한 노력의 결실이다. 최고의 정치행사이며 축제의 장에 북한과 국제사회가 대립하는 모습은 그리 아름다운 장면은 아니다.

    제7차 당대회의 주제어는 핵, 당, 김정은으로 요약된다. 당규약에 핵보유국을 명시하고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이 항구적인 노선임을 분명히 했다. 군의 인사가 퇴조되고 당의 인사가 확대됐다. 김정은은 당 전체의 위원장으로 추대됐다. 보좌기구로서 당중앙위원회 정무국과 부위원장장직을 신설했다. 세 개의 주제어를 합성해 보면, 핵무기라는 튼튼한 안보에 토대해서 당이 중심이 돼 명실상부한 김정은 시대를 이끌어 가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담겨 있다. 그러나 새로운 김정은 시대를 선포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 낡은 김일성·김정일 주의만 있고 김정은 시대에 부합되는 새로운 지도사상이 없다. 경제발전5개년전략이라는 구호만 있고 구체적인 정책방향과 이행방안도 없다.

    대남 분야에 있어 대화와 대결이 혼재돼 있다. 군사회담을 제안하면서 주한미군철수 등 요구조건을 내걸었다. 남북관계 개선을 주장하면서 서울해방작전·남반부해방작전 등 대남위협 수위를 높였다. 통일3대헌장을 통일의 이정표로 제시했다. 72년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통일3원칙, 80년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 93년 대화·상호존중의 민족대단결 10대 강령 등 김일성의 통일 유훈만 나열했다. 김정은식 통일방안이 없다는 것은 민족문제 해결에 대한 철학의 빈곤을 보여준다.

    대외 분야에 있어 3원칙인 자주·평화·친선을 재확인했다. 블록 불가담(비동맹) 운동을 강화·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비동맹운동은 냉전시대의 유물로서 21세기 탈냉전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시대변화의 몰이해를 보여준다. 책임있는 핵보유국으로서 세계의 비핵화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핵을 결코 폐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미국과 핵을 가진 동등한 입장에서 핵군축 또는 평화협정 논의를 하겠다는 뜻이다. 핵군축 협상은 전략 무기가 균형을 이룬 국가끼리 가능하다. 북한은 80년대 미국과 전략무기감축협상을 벌였던 소련과 동급으로 착각하고 있다. 작금의 비확산(NPT) 체제하에서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은 망상이다. 미국은 이중 잣대로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을 핵보유국으로 묵인했다. 북한은 미국이 묵인할 정도의 전략적 가치가 없다. 핵보유와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간의 강한 충돌을 예고한다.

    북한은 제7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시대를 선포했지만 외교적인 미래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연방제라는 결과로서의 통일만 있고 남북이 함께하는 과정으로써의 통일이 없다. 냉전 시기 블록불가담운동만 있고 탈냉전 시기 국제사회와 함께하는 공존공영 운동이 없다. 자주도 우리 민족끼리라는 배타적인 것만 있고 세계인과 함께하는 공동체 인식이 없다. 북한은 제7차 당대회 후 지난 20일 국방위원회 공개서한을 우리 측에 보냈다. 당국간 군사회담을 촉구하면서 충돌해소와 통일달성을 위한 실천적 조치가 곧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대남비방중상 중지·핵실험 잠정 중단·병력감축 선언 등이 선제적 조치로 예상된다. 북한의 군사회담 제안은 중국의 대화 촉구를 수용하면서 북미회담의 분위기 조성의 의도가 있다. 우리 정부의 수용 여부는 별로 중요치 않을 수 있다. 우리 국방부는 진정성이 없는 평화공세라면서 거부했다. 지금은 대화가 아니라 압박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북관계는 한 가지에만 올인하는 도박게임이 아니다. 도박게임은 반드시 실패한다. 정부는 남북관계를 주도하면서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압박도 필요하지만 대화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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