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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경남 1% 기적 그후 (1) 7년간 세상과 단절됐던 함안 서진이네

주변 도움으로 집 단장 후 ‘세상과 소통’ 시작
경남에너지·거산 등 후원 1100만원 들여 집 개보수
자폐성 장애 1급 서진이 개구쟁이 모습으로 밝아져

  • 기사입력 : 2016-06-0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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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지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남지역본부와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의 사연을 소개하고 나눔에 동참하고자 하는 이들을 연결시켜주는 소통 사업 ‘경남 1% 기적’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그간 이에 응답해 도움의 손길을 건넸던 개인 또는 기업 관계자들이 이웃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조명해본다.

    지난 3월 올해 첫 사연으로 소개됐던 함안의 이서진(가명·8)군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및 사회복지사와 함께 2개월여 만에 다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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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롭게 단장한 함안 서진이네 집./초록우산어린이재단/

    자폐성 장애 1급을 갖고 있는 데다 부모가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으로 세상과 단절된 탓에 지난 7년간 집 밖에도 나간 적이 없던 서진이는 눈에 띄게 다른 모습으로 일행을 맞았다.

    부모 이 외에는 접촉도 꺼리던 아이가 사회복지사와 손을 맞잡고 집을 나서 찻길까지 마중을 나왔다.

    서진이는 “저도 서진이 손은 오늘 처음 잡아봤어요. 하지만 자꾸 같이 어딜 나가자는 걸 보면 세상과는 일찍이 손을 잡은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복지사의 손을 이끈 채 자신의 집으로 우릴 인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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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에너지 직원들과 공사 관계자들이 함안 서진이네 집 개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금방 흘러내릴 것 같은 낡은 벽에 곰팡이가 득실댔던, 세 식구가 앉아 있기도 벅차 보이던 3평 남짓한 공간은 더 이상 그곳에 없었다.

    ‘폐가’라는 말이 어울렸던 잿빛의 집은 빨간 모자를 쓰고 연두색 옷을 입었다. 크기는 두 배로 늘어나 서진이 옷가지를 몇 개 놓을 수 있는 공간도 생겼고, 지붕을 새로 고치고 벽체도 두꺼워지면서 날씨가 습하면 그대로 곰팡이가 피던 내부환경도 개선됐다.

    서진이네를 찾았던 지난 2일 30도를 웃도는 바깥 날씨에도 집 안은 시원했다.

    보일러가 고장나면서 커피포트로 물을 데워 몸을 씻었지만 이제는 깨끗한 화장실에서 따뜻한 물로 씻을 수 있다. 환경이 아이를 변화시킨 것인지, 다리에 힘이 없어 잘 걷지도 못하던 서진이는 개구쟁이 같은 모습으로 방바닥을 휘젓고 다녔다.

    사람과의 만남을 두려워하던 서진이네 엄마와 아빠에게도 약간의 변화가 찾아왔다.

    “서진이랑 손 잡고 드림스타트센터(빈곤아동 복지센터)에 오셨는데 어찌나 반갑던지요”라는 사회복지사의 말에 서진이 아빠는 작은 목소리로 “혼자서는 자전거도 타고 갔었어요”라며 쑥쓰러워했다.

    인터뷰 내내 보이지 않던 서진이 엄마는 어디 있냐고 물었더니, 사람들을 피해 화장실에 숨어 있다던 사회복지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모습을 드러냈다.

    모르는 사람과는 눈도 맞추지 않는다던 서진이 엄마는 머리를 감았는지 머리에 수건을 감싼 채 주방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 집을 나서는 일행의 인사에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였다.

    서진이네 집 개보수에는 총 1100만원이 들었고, 경남에너지와 (주)거산이 각 500만원씩, BHI아라나눔이 100만원을 후원했다.

    이날 어떻게 도움이 됐는지 궁금하다며 동행했던 거산의 고대웅 대표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어린이재단 등 여러 곳에 조금씩 후원을 하고 있는데 여태 내 도움이 어떤 결과를 도출했는지는 몰랐다. 직접 결과물을 보니 뿌듯하기도 하고 더 마음이 쓰인다”고 말했다. ‘마음이 더 안 좋다’는 말과 함께 고대웅 대표는 이날 서진이 옷을 담을 수 있는 옷장을 선물했다.

    서진이와 가족들을 생각한 이웃들의 따뜻한 마음은 이들 가족의 보금자리와 성격을 변화시켰다. 변하지 않은 건 서진이를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과 가족 간의 사랑뿐이지 않을까.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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