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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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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시의원이 아파트 내에 ‘청소년 선도 표지석’ 설치

“아까운 세금, 실효 떨어져” vs “표지석 가치 되새겨야”
창원시의원, 지난해 이어 지난달에도 아파트 단지에 표지석 설치
‘지역구 우선 요구 사업비’로 1000만원 상당 2개, 같은 업체 수의계약

  • 기사입력 : 2016-06-09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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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 성산구 상남동과 사파동 아파트 단지에 ‘청소년 선도사업’ 표지석 설치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제작·설치 비용만 1개당 1000만원대인 표지석을 놓고 가격에 비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만만찮다. 주민들은 가뜩이나 재정이 어려운데 시민 세금을 들여 급하지도 않은 사업을 벌이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시의원은 지역구내 아파트단지에 추가로 더 설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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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사파동 삼익아파트 내에 설치돼 있는 청소년 선도 표지석./김승권 기자/

    ◆상남·사파동 일대 아파트에 설치= 창원시 성산구 사파동 삼익아파트. 1000가구가 넘는 이 아파트 한가운데에는 가로 1.5m, 세로 2m가량의 표지석이 설치돼 있다. ‘청소년 건전육성, 우리의 미래!’라는 글귀가 새겨진 이 표지석은 지난달 1일 아동학대근절과 청소년 범죄 등 비행 예방 등을 위해 이 지역 더불어민주당 김삼모 시의원(창원 상남·사파동)의 주도로 설치됐다.

    김 의원은 표지석 설치 당시 “미래주역인 청소년들이 참되고 바른 인성을 갖춰 건전한 이성적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올바른 가정교육 및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간절한 염원을 담아 표지석을 설치했다”는 취지를 밝혔다.

    ◆표지석 가격 1000만원대= 창원시 입찰계약 현황에 따르면 삼익아파트에 설치된 표지석 금액은 1350만원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에도 인근 토월대동아파트에 920만원 상당의 청소년 선도 표지석을 설치했다.

    표지석 하나를 설치하는 데만 1000만원 상당의 예산이 사용된다. 이에 주민들 사이에선 당장 급하지 않은 표지석을 설치하는데 시예산을 사용하는게 적절하냐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삼익아파트 주민 권모(63)씨는 8일 “요즘 같은 시대에 돌 표지석으로 청소년 선도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아무리 시의원 재량이라고 하지만, 우리 세금이 이런 돌 표지석 설치에 쓰인다고 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차라리 운동기구 같은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시설물을 설치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표지석 설치 예산은 김 의원의 ‘지역구 우선 요구사업비’로 마련됐다.

    예전에 소위 ‘포괄사업비’라 불린 이 예산은 정부가 포괄사업비를 금지하면서 최근에는 ‘지역구 우선 요구사업비’ 명목으로 배정되고 있다.

    두 표지석은 수의계약에 의한 입찰로 같은 업체가 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삼모 시의원 “더 설치할 것”=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표지석 시공 업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창원지역에서 표지석 설치에 쓰이는 자연석을 구할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을 뿐더러 설치 장소가 정해지면 그 장소의 분위기와 맞는 돌을 쓰다 보니 같은 업체가 선정된 것이다”고 말했다. 또 “청소년 선도 표지석은 학생뿐만 아니라 부모까지 보고 가정교육의 중요성과 아동학대 예방 등 의식개혁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설치한 것이다”며 “앞으로 100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돌을 세웠는데 돌의 가격보다 돌에 새겨진 가치를 되새겨봐야 한다. 의원 임기 동안 표지석을 더 설치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고휘훈 기자 24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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