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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김해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이원달 회장

20년째 이어온 자원봉사 “베푸는 제가 더 즐겁습니다”

  • 기사입력 : 2016-06-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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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원봉사는 말 그대로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남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다. 개인이 자원봉사증을 받으려면 연간 200시간 이상의 누적봉사시간을 갖춰야 한다. 자원봉사증을 발급한 이후에는 매년 50시간 이상의 봉사시간을 채워야 한다.

    김해에는 전체 시민 53만명 중 11만명이 자원봉사자들이다. 특히 자원봉사자들 중 7000여명은 매년 200시간 이상의 봉사를 꾸준히 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김해시는 2014년부터 전국 으뜸 ‘자원봉사 도시’라는 명성을 얻었다.

    물론 주역은 자원봉사들이지만, 이를 뒷받침해 준 김해지역 43개 봉사단체로 구성된 김해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를 맡고 있는 이원달(62)씨의 숨은 조역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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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달 김해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회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성승건 기자/

    ◆노래 한 곡 부른 것이 봉사의 길로

    이씨의 자원봉사 인생은 2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9년 지역 내 출퇴근 교통질서 봉사를 하면서 뜻밖에(?) 경찰국장상을 받고 자원봉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나 갑작스런 생업의 어려움에 6년 동안 봉사에서 손을 놨다. 이후 장례업을 하던 그는 2007년에 노래를 한 곡 부르면서 다시 봉사의 길로 들어섰다.

    “당시 노인과 환자를 찾아다니면서 혼자 국악 공연봉사를 하던 분성락우회 회장이었던 김영덕 어르신을 봤는데, 녹음기와 장구를 들고 다니면서 공연봉사를 했습니다. 제가 어릴 적부터 민요에 소질이 있어 우연히 김 어르신의 장단에 맞춰 노래 한 곡을 불렀는데, 그 어르신이 ‘정말 잘한다’며 같이 봉사를 하자고 제의했습니다. 오래전부터 봉사에 대해 관심이 있었기에 선뜻 수락을 했는데, 그게 평생 봉사의 길로 갈 줄은 몰랐습니다.”

    이씨는 그 이후부터 어르신을 따라나섰다.

    매월 20군데의 요양시설, 경로당 등을 찾아다니며 현재까지만 1100여 차례 공연봉사를 해오고 있다. 노인과 환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공연으로 지역사회를 환하게 밝히는 등대지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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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면 할수록 중독되는 봉사

    그의 자원봉사는 공연에 그치지 않고 활동 분야를 더욱 확대했다.

    자원봉사를 시작한 2007년부터 현재까지 공연봉사와 교통봉사뿐만 아니라 안전문화, 나무 심기, 환경정화 등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 국악연습공간을 마련해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한편, 자원봉사 참여를 위한 열성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그는 장례업으로 번 돈을 자신의 호주머니에 그대로 넣지 않고 지역 노인들에게 베풀고 있다.

    매월 일정금액을 모아 1년에 한 번씩 경로잔치와 쌀을 기부하기 시작한 것.

    2012년 자비 1500만원을 털어 경로잔치를 마련해 음식과 선물, 공연을 제공하는 등 지난해까지 3년 동안 6000만원 상당의 기부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김해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가 10여 년 전부터 추진해오다 2014년 재정적 어려움으로 중단됐던 ‘사랑의 쌀 나눔은행’도 정상적으로 돌리는 열성을 보였다.

    “처음에는 공연을 하면서 노인과 환자분들에게 즐거움을 주니까 이런 게 ‘참봉사’구나 생각했습니다. 약을 가지고 치료하는 게 아니라 웃음을 줌으로써 박수치며 노래 부르게 하는 것도 치료가 되는구나 하고요. 봉사를 계속하면서 봉사에 중독이 되니까 다른 것도 베풀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번 돈으로 경로잔치도 마련하는 ‘베푸는 봉사’까지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이젠 중독이 돼서 손을 못 놓습니다. 봉사는 하면 할수록 더 하고 싶어집니다.”

    전산기록상 이씨의 봉사시간은 2008년 1월부터 시작하면 현재까지 2623시간이다. 그는 봉사시간을 일일이 입력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봉사시간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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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원봉사는 나를 위한 일

    대뜸 “자원봉사가 무엇이냐”고 가장 원초적인 질문을 던져봤다.

    그는 “자신의 마음에서 우러나서 자기 자신이 하는 일 아니겠습니까”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시 소견을 말했다.

    “자원봉사를 하면서 제가 건강해졌습니다. 봉사는 남을 위해 하는 일이 아니라 나를 위해 하는 일입니다. 남을 즐겁게 하는 것보다 사실은 나를 즐겁게 해주는 게 봉사입니다. 한번 해보십시오. 하면 할수록 즐거워질 겁니다.”

    올해로 그의 나이 62세. 적지 않은 나이이지만 80세가 될 때까지 지금 해오고 있는 자원봉사를 계속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요즘 80은 나이도 아니지 않습니까. 앞으로 20년은 더 봉사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웃음)”



    ◆알리고 싶지 않은 봉사인생

    자원봉사자들의 특징은 자신을 알리고 싶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꾸준한 봉사활동은 소문에 소문을 타고 알려지게 된다. 이씨도 그중 한 사람이다.

    “그렇지 않습니까? 스스로 하는 것인데 알려지는 건 남들에게 부끄럽지 않습니까? 큰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그런데 어느 순간 자연적으로 알려지게 됐습니다. 남사스럽습니다.”

    그의 20여 년 봉사인생은 오래전부터 지역사회에 알려졌다. 그 덕일까. 1990년 경남경찰국장 표창, 2008년·2012년 김해시장 표창, 2012년 창원지방검찰청 검사장 표창, 2014년 경남도지사 표창, 2015년 제3회 김해시복지대상(개인부문) 등 자원봉사 공로로 상을 받았고, 올해 6월에는 보건복지부 행복나눔인 장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우연치 않게 언론에 소개되면, 제 진정성이 손상될까 솔직히 겁납니다. 부디 오해받지 않게 해 주세요. 어쨌거나 지금까지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해 온 제 초심이 왜곡되지는 않을 겁니다.” 김호철 기자 keeper@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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