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 단디해라.” 어릴 때 우리 옴마(어머이, 어무이)가 내한테 자주 하시던 말 아입미꺼. 요즘은 프로야구 NC다이노스 마스코트의 이름이라 요동네 아들도, 다른 지역 사람들도 그 뜻을 알낍미더. 사전에서 ‘단디’를 치보면예 ‘단단히’의 방언(경상)으로 나옵미더.
그러나 ‘단단히’와 단디 카는 거는 마 느낌이 다르다 아입미꺼. 와그란지 우리 옴마가 하시던 그 말이 아인 거 같습미더. 말에는 그 지방의 문화가 억수로 담깄는데 오새는 우리 지역 아들도 경남말을 잘 몰라예. 이라다보이 할매, 할배하고 아들이 말이 안통한다 카데예. 서울이라 카는 친구가 내보고 경남말 좀 배아돌라 카이 이참에 서울이와 우리 지역 아들한테 경남말을 한 번 갈카볼라 캅미더. 내하고 친구 서울이하고 주고받는 말들을 요다가 함 적어 볼라 캅미더.
△서울 : 날씨가 흐리네. 이런 날 뭘 먹으면 좋을까.
▲경남 : 비가 올라카는가 ‘꾸루무리하네’. 이런 날엔 ‘조포’하고 김치하고 먹으면 억수로 맛있는데.
△서울: 꾸루무리하다와 조포는 무엇을 이야기하는 거야?
▲경남: 경남서 살라카믄 배아라 배아. 꾸루무리(꾸무리)하다는 하늘이 흐리다는 말이고, 조포(조푸)는 두부다. ‘정구지찌짐’까지 먹으면 끝내준다 아이가.
△서울 : 정구지찌짐은 또 뭐야?
▲경남 : 오늘은 첫날이니까 한 개 더 갤마주께.
정구지는 너거 동네서는 부추라 할끼다. 경남 안에서도 진주 쪽에서는 소풀이라 하기도 한다. 찌짐은 전이고.
△서울 : ‘갤마주다’는 또 뭐야?
▲경남 : 가르쳐준다는 뜻이다. 인자 됐제. 날도 꾸루무리하이 고마하고 조포 김치 먹으러 가자.
허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