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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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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30대 반강제 전원생활 (33) 달밤에 산책

  • 기사입력 : 2016-06-12 16:38:55
  •   
  • 전원생활.

    전원에 있다보니 평소에도 집 주변은 조용합니다.

    아주 조용합니다. 매우매우 너무 조용합니다. ㅎㅎ

    얼마나 조용한 지 새나 짐승들의 울음소리만 선명하게 들릴 뿐입니다.

    이렇게 조용한 하루가 가고 해가 지고나니 아들이 막 조릅니다.

    - 아들: "아빠~~ 산책가자~~"

    이 녀석 겁도 없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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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가. 아빠 무서워~

    내가 어렸을 적에는 촌에 가면 밤에 산길을 걸어가는게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아들은 손전등을 들고서 먼저 나가자고 하네요.

    - 나: "그래.. 가보자."

    역시나 해가 지고난 후 집주변은 정말 적막합니다. 때로는 으스스한 기운이 감돌 정도지요.

    사실 멧돼지라도 나오는 날에는 눈썹이 휘날리도록 달려야 합니다.
    (한밤중에 주변의 개가 심하게 짖으면 멧돼지가 내려온 거라고 옆집 할머니가 가끔 말씀을 하시지요. ㅠㅠ)

    메인이미지

    때로는 옛날에 보던 '전설의 고향'이 생각나기도 한다.

    그런데 더 무서운 건.. 의지할 것이 손전등을 제외하고는 간간히 있는 가로등과 달빛 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아들은 손전등 하나로 좋다고 하지만.. 무엇인가 출몰할 것 같은 느낌은 저를 은근히 공포스럽게 만듭니다.

    본의아니게 아들 덕에 평소 제가 담력을 키우는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ㅠㅠ

    눈이 큰(?) 제가 당연히 겁도 많은데 말입니다. ㅠㅠ

    - 아들: "아빠~ 이제... 저기 산으로 올라가보자"

    - 나: "잉? 아빠 무서운데...다음에 가자꾸나 ㅠㅠ"

    이민영 기자(뉴미디어부)
    mylee7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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