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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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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가덕 후보지 곳곳에 안전 위험요소

[심층분석] 남부권 신공항 입지 선정 쟁점 (2) 안전성
김해공항·해군비행장 공역 중첩
철새떼·대형선박과 충돌 우려

  • 기사입력 : 2016-06-1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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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시는 밀양 후보지가 산악지대로 안전성이 떨어진다며 가덕도가 공항 후보지로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항공기 안전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입지 결정에 있어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
     
    부산은 밀양 후보지에 대해 20여 개의 산봉우리를 절취해야 안전성이 확보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경남 등 나머지 4개 시·도는 가덕 후보지는 동서남북 사방에 비행기 충돌 위험이 상존한다며 반박한다.
     
    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가덕 후보지의 안전성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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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공항 등과 공역 중첩= 항공에서 안전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공간을 공역(空域)이라 한다. 이는 비행 중인 항공기가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간이다. 가덕도는 김해공항, 진해 해군비행장과 공역이 중첩돼 동시 운항이 어렵다고 4개 시·도는 밝혔다. 즉 비행기가 뜨고 내릴 때 정해진 비행절차를 따라야 하는데 가덕도는 김해공항 등과 공역이 겹치기 때문에 그만큼 비행용량이 줄어들고 관제가 잘못될 경우 충돌 위험이 있다.

    또 가덕 후보지는 일본과의 이격거리가 25.6NM(항공상의 거리단위인 해리(海里)로, 1nautical mile은 1852m)으로 한국 항공관제권역(KADIZ)을 이탈해 일본 공역을 침범할 수 있어 공중에서 계속 선회하는 구간인 ‘체공장주’ 설정이 힘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비해 밀양 후보지는 김해공항과 비행절차 분리가 가능해 안전성과 공항물량 확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철새와의 ‘버드 스트라이크’= 가덕도 동쪽은 대규모 철새 이동구간으로 철새가 비행기에 부딪히거나 엔진 속에 빨려 들어가 항공사고를 일으키는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 발생 우려가 상존한다. 을숙도 철새들의 주요 이동경로(남→북)와 이착륙할 비행기의 경로(동서 방향)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철새들의 이동고도는 2000~3000피트로, 이 높이는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고도와 겹칠 수 있다. 을숙도는 대규모로 철새가 이동하는 지역으로, 가덕도 북동쪽~낙동강 하구(1㎞)에는 103종 2만8423개체가 확인됐다. 반면 밀양은 철새 서식지인 주남저수지와 남서쪽 9㎞ 정도 떨어져 있어 조류 충돌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대규모 선박과 충돌 가능성= 가덕도 서쪽에 있는 가덕수도를 드나드는 대형 선박들 때문에 항공기 운항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대형선박이 이동하면 비행기를 제때 이착륙시킬 수 없다. 가덕수도가 신공항 후보지인 가덕도의 서측 끝단과 1~3㎞ 정도로 인접해 있다. 항공법 시행규칙에는 장애물 제한표면기준상의 제한고도를 49~89m로 설정해 두고 있다. 하지만 현재 가덕수도를 드나드는 배들인 해양플랜트(높이 110m 이상), 해상크레인(73m 이상), LNG선(53m) 등은 모두 이 제한고도를 초과한다. 삼성중공업과 STX조선 등의 대형선박(57~60m)이 연간 320회, LNG선은 월 24회나 가덕수도를 이용하고 있다. 가덕도 후보지 동쪽에 있는 선박 정박지(묘박지) 이전도 불가피하다.

    ◆연약지반 부등침하= 부산시는 가덕도 신공항의 활주로 3500m를 육상과 해상에 걸쳐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활주로의 침하 문제를 피할 수 없다. 산을 깎아 바다를 매립한다는 계획인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바다에는 연약지반인 뻘층이 있어 서로 다른 깊이로 가라앉을 위험성이 크다. 연약지반의 깊이가 얕은 곳은 20m, 깊은 곳은 49m 정도다. 여러 부문에서 불균등하게 침하되는 ‘부등침하’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부산은 연직압밀 배수공법(PBD)으로 물을 빼내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 공법은 토목학적으로 수심 60m까지만 효율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덕도 앞바다는 최대 65m의 물이 차 있다. 해상매립공항인 일본 간사이공항과 주부공항은 부등침하를 예방하기 위해 PBD공법보다 전전된 SCP공법을 채택했지만 간사이공항은 지반이 침하되고 있는 상황이다.

    ◆태풍과 지진 영향= 해상공항은 기본적으로 자연재해에 취약하다. 가덕도는 연간 태풍 평균 3.1회, 지진 평균 47.7회의 영향을 받고 있다. 4개 시·도는 해상공항 건설이 세계적인 추세가 아니라고 한다. 세계 10대 공항 중 9개 공항이 내륙에 입지해 있으며, 2000년 이후 건설된 국제공항 6곳 중 5곳이 내륙공항이라고 설명한다.
     
    이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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