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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 소반장 공방 보존·활용에 적극 나서야- 박승규(부산예술대 연극과 겸임교수)

  • 기사입력 : 2016-06-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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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통영에서는 철거 위기에 놓인 전통 공방을 보존하려는 열기가 지역을 넘어 전국을 달구고 있다. 위기의 공방은 통제영 12공방의 맥을 잇고 있는 국가무형문화재 99호 추용호 소반장(小盤匠)의 공방(工房)이다. 조선시대 삼도수군통제영 말기 12공방의 해체로 공방에 속해 있던 장인들이 현재 추 소반장 공방이 있는 주변에 공방촌을 형성해 맥을 이었지만 지금까지 당시의 공방 형태를 유지한 채 예능을 전승해 오고 있는 곳은 소반장 공방이 유일하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달 말 통영시가 도시계획에 따라 도로를 낸다는 이유로 행정집행에 들어가 공방을 폐쇄하고 인간문화재를 쫓아내자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문화유산으로 보존·유지돼야 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소식을 들은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추 소반장을 찾아와 ‘장인과 연장, 공방 모두가 문화재’라며 사죄까지 했고, 문화재청장과 국회의원들이 현장을 찾아 통영시에 보존을 요청하고, 문화재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통영시는 ‘당분간 문화재 가치를 따져 결론이 날 때까지 철거는 하지 않겠다’고 한발 물러났다. 하지만 추 소반장과 공방을 보존하려는 시민들은 시의 확실한 답을 듣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며 공방 앞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공방은 겉으로 보기엔 허름하고 볼품없어 보여도 400년 통제영 공방 예술을 이어 온 곳이며, 건물 자체만으로도 15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근대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목장 조전환은 “무형문화재의 소산일 뿐 아니라 가옥 자체로도 문화재적 가치가 충분하다”며, 건축구조와 미학적인 측면, 문화론적 가치에 대한 상세한 의견을 문화재청에 이미 제출했다고 한다.

    철거를 당분간 보류한 통영시가 시민단체의 우려대로 아직 보존에 대한 아무런 해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 사이 문화재청이 공방 인근에 있는 음악가 윤이상의 기념관과 생가 그리고 허승완, 허장완 독립운동가의 생가를 포함한 통영근대문화·역사거리 지정을 검토 중이며,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또 윤이상평화재단도 이미 성명을 통해 “윤이상 선생 생가터와 추용호 장인 공방을 함께 보존할 수 있는 방안으로 윤이상 선생 기념관인 도천테마파크 터 일부를 사용해 우회도로를 개설하는 데 적극 찬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여러 곳에서 공방의 가치를 캐내며 보존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보이고 있는 지금, 대체 당사자인 통영시는 무얼 하고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이제 통영시는 나서야 한다. 통제영 12공방의 문화유산인 소반장 공방을 문화유산으로 보존하고, 그 유산적 가치를 활용할 방안을 모색해 나가는 장에 적극 나서야 한다.

    통영시는 몇 년 전부터 통제영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추진위원회를 발족했고, 지난해에는 학술용역보고회도 가졌다. 통제영을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지정받으려 한다면 통제영 공방의 맥을 잇는 소반장 공방 보존이 통영시로서는 오히려 값진 소득이다.

    문화유산은 역사적, 정신적 가치와 연관되는 창조물이다. 현재의 편의를 위해 허물고 또 필요에 의해 복원하는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제대로 보존해 의미와 가치를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이제 인간문화재 추 소반장에게서 거둬 간 그의 분신과도 같은 도구며 자재들과 공방을 되돌려 드리자. 연장은 쓰지 않으면 녹이 슬고, 집은 비어 있으면 빨리 상한다.

    박승규 (부산예술대 연극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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