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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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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옆 88m 금속가공 공장 해결책 없어 여전히 ‘가동중’

마산가포고 직접 가보니…본관까지 쇠 깎는 소리 선명히 들려
학교측 “교실 창문 닫아도 소음 심각”

  • 기사입력 : 2016-06-2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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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보= 마산가포고 인근 소음·악취를 유발하는 금속가공 공장이 가동되면서 학부모 반발이 거세지고 있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해 답보하고 있다.

    앞서 창원시는 협의체를 구성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진행이 더뎌 당장은 해결책이 없는 실정이다.(5월 27일 5면, 25일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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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산가포고등학교 본관에서 바라본 금속가공공장

    ▲실제 가보니 소음 계속= 공장은 마산가포고등학교와 불과 88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20일 오전 10시께 가포고를 찾았다. 운동장에 들어서자 공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공장 문이 열려있다는 것과 공장에 주차된 차의 대수가 몇 대인지 셀 수 있을 정도였다. 지게차 움직임도 가까이 포착됐다. 공장으로부터는 ‘윙’하는 쇠 깎는 소리가 학생들이 수업하는 본관 교실까지 아주 선명하게 지속적으로 들려왔다. 수업 중인 교실 창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가포고 행정실장은 “소음 때문에 창문을 닫고 수업하고 있다”며 “그래도 소음에 시달린다. 학생들의 고통이 빨리 끝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행정실에서는 학부모, 동창회장, 주민 등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임시대책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지난달 24일 시청 앞 집회 이후로 매주 화요일마다 연다고 했다. 박경순 공동대표는 “공장 편법허가 의혹과 허가 승인철회 등을 강력 요구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경과= 공장 측은 지난해 3월 창원시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설립 허가·등록을 마쳤다. 이 사업계획서에는 ‘대기 및 소음진동배출 시설’을 설치한다는 내용이 빠져 있었다. 하지만 올해 3월 공장은 시에 해당 시설 설치 신고를 했고, 시는 창원교육지원청을 통해 학교 측의 의견을 받았다. 학교 측은 해당 시설이 유발할 수 있는 소음과 악취, 유해 물질 등의 이유로 시설 설치 불가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이는 반영되지 않았고, 공장은 탈청시설과 도장시설, 송풍기, 압축기 등 오염물질과 소음진동 배출시설 설치 등의 신고를 마쳤다.

    지난 3월 말부터 가동에 들어가자 금속 도장작업과 탈청(녹 제거) 작업 과정에서 소음과 분진, 악취가 발생했다. 이에 학교와 학부모, 주민들은 ‘허가절차 감사’와 ‘공장허가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협의체 구성 난망= 시는 마산합포구청, 주민, 학부모, 사업자 대표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민원을 해결하겠다고 밝혔지만, 비대위는 ‘공장 가동 중단 없이는 협의체 구성도 의미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입장 차가 분명한 만큼 협의를 통해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신 시청 앞 시위와 시민 서명운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공정허가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에는 현재 시민 3000여명이 참여한 상태다.

    ▲학부모 반발 거세= 비대위는 21일 오전 시청 앞에서 또다시 시위를 벌였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학부모와 교직원 등 집회참여 인원은 지난달보다 늘었다.

    학부모 김부옥(48·여)씨는 “1학년과 3학년 두 딸이 학교에 다닌다. 이 상황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회사에 휴가를 내고 시위에 참석했다”며 “다른 학부모들도 한마음인 만큼 시는 하루빨리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비대위는 시위를 하며 안상수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안 시장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비대위는 시청으로 강제 진입했고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과 몸싸움이 빚어지기도 했다.

    ▲창원시 “공장허가 문제 없었다” 고수= 시 관계자는 “공장 설립에 절차상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고 소음·악취·분진 등이 법정기준치를 초과하지 않기 때문에 가동중단 조치를 내릴 수도 없다”면서 “비대위와 협의해 협의체 구성을 재추진하고 있으며, 협의체가 구성돼야 해결책을 함께 강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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