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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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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868) 제16화 사랑이 흐르는 강 18

“내일은 어디로 갈 거야?”

  • 기사입력 : 2016-06-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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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산을 들고 있는 장대한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글쎄…

    “호프집에 가요.”

    “그럴까?”

    장대한이 택시를 잡아서 청계천에 있는 치킨집으로 갔다. 2층에 있는 깨끗하고 규모가 큰 치킨집이었다.

    “이 집 알아요. 유명한 치킨집이에요.”

    창가에 앉자 이미숙이 밖을 내다보면서 중얼거렸다. 치킨집은 계속 변하고 있었다.

    “내일은 어디로 갈 거야?”

    맥주와 치킨이 나오자 장대한이 이미숙의 얼굴을 살피면서 물었다.

    “춘천막국수 먹으러 가볼까 해요.”

    “기차를 타면 가기 쉬울 거야.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기차가 있어.”

    장대한이 호프잔을 들어 이미숙과 부딪쳤다. 이미숙은 잔을 부딪친 뒤에 천천히 한 모금을 마셨다.

    “그럼 춘천에 갈래요. 기차를 혼자서 타는 게 아쉽다. 둘이 타면 낭만적일 텐데….”

    이미숙은 포크로 치킨 조각을 찍어서 입에 넣었다.

    “맛있다.”

    치킨은 고소하고 매큼하여 이미숙의 입맛에 맞았다.

    “열심히 해야 돼.”

    장대한의 눈이 이미숙의 몸을 더듬었다.

    “열심히 할게요.”

    장대한과 눈이 마주치자 얼굴이 더워지는 것 같았다. 어제 장대한과 격렬한 사랑을 나누던 일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이 사람도 어제 나눈 사랑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이미숙은 천천히 맥주를 마셨다.

    장대한도 맥주를 마시면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청계천에 비가 내리는 모습이 쓸쓸해 보였다.

    장대한은 맥주를 마시면서 음식점으로 성공하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미숙은 그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들었다. 호프집에서 나온 것은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었다. 청계천 길을 걸으면서 장대한이 그녀의 허리를 바짝 끌어안았다. 그의 손이 허리에서 둔부로 미끄러져 내려왔다.

    “오빠…

    이미숙은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왜 그래?”

    “길에서 이래도 돼?”

    “어때? 사람도 없는데…

    장대한이 그녀를 안아서 입을 맞추었다.

    “아아….”

    이미숙은 눈을 감고 그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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