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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대북제재의 효과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기사입력 : 2016-06-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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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3일 유엔안보리는 대북제재결의안 2270호를 채택했다. 주요 내용은 무기거래 금지, 제재대상 지정, 확산 네트워크 구축, 해운·항공·운송 검색 의무화, 생화학무기 프로그램 포기, 대량살상무기 수출통제, 대외교역 제한, 금융거래 중단, 금수대상 사치품 목록 확대 등이다. 대북제재 조치는 한국의 입장이 80% 반영되고 중국의 입장이 20%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2270호가 채택된 지 4개월째 접어든다. 제재효과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대북제재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 또는 징후는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지도자나 정권의 공식적인 활동, 둘째, 급격한 시장물가 상승 및 환율변동, 셋째, 대외무역의 감소폭, 넷째, 주민들의 불만 고조, 다섯째,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변화 등이다. 정부는 이제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효과는 별로 없고 오히려 역효과를 우려한다.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비롯한 당·국가 차원의 대외활동은 활발하다. 김 위원장은 제7차 당대회를 통해 법적 제도적인 장기집권의 토대를 마련했다. 남은 것은 주민생활 향상을 통한 실질적인 주민들의 지지 획득이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김영남 위원장은 아프리카의 우방국 적도기니 공화국을 방문했다. 당중앙위원회 김영철 부위원장은 쿠바를 방문했다. 윤병세 장관도 쿠바를 방문했다. 쿠바를 둘러싼 남북한의 외교전이 시작됐다. 쿠바에서는 의리를 중시하는 혁명세대와 실리를 중시하는 혁명2세대 간의 논쟁이 뜨겁다. 아직 쿠바가 북한과 단교하고 한국과 수교한다는 소식은 없다. 이수용 부위원장은 중국을 방문했다. 시진핑 주석과 만났다. 제7차 당대회 결과를 설명하면서 양국간 당 대 당의 관계복원에 합의했다. 북한은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동북아협력대화에 최선희 부국장을 파견했다. 최 부국장의 방중은 대화든 대결이든 모두 준비되어 있음을 과시하는 측면도 있지만 주최국 중국에 대한 배려도 담겨 있다. 오는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95주년과 11일 북중우호협력조약 체결 55주년을 맞아 양국 최고지도자 간의 축전정치와 고위급상호교환방문이 복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물가와 환율도 큰 변동이 없다. 5월 기준 쌀 1kg에 북한돈 4500원에 거래됐다. 환율도 1달러에 북한돈 8400원에 교환됐다. 철광석의 대중수출은 늘어났다. 항공유의 대중수입량은 10배 이상 증가됐다.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있어도 조직적인 저항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식량이 다소 부족하지만 비축미를 풀었다는 소식은 없다. 봉사무역을 하는 해외 종업원들의 탈북 숫자는 조금 늘었다. 대북제재의 효과라기보다 해외에서의 비사회주의 생활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불변이다. 핵탄두 폭발실험과 다양한 종류의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경제건설·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을 당규약에 명시했다.

    박근혜 정부가 구상하는 제재효과의 경로는 간단하다. 제재를 하면 북한 정권이 불안정하고, 결국 정권 유지를 위해 핵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린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제재를 하면 북한 정권이 불안정하고, 불안정한 정권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결국 민중봉기로 인해 정권이 붕괴된다는 것이다. 포괄적 제재는 제재 대상국의 정책결정자가 아닌 일반 국민들이 고통을 받는다. 국민들은 자국의 권력자가 아닌 제재를 부과한 유엔안보리나 제재를 주도한 국가를 원망한다. 대북제재의 효과는 국제사회와 북한주민들의 호응이 있을 때 배가된다. 대화와 제재의 병행전략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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