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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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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채용시장은 찬바람, 퇴직시장은 칼바람

  • 기사입력 : 2016-06-26 10: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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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액연봉과 정년을 보장해 취업준비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은행권의 채용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 순이자마진(NIM)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들이 올해 들어 채용의 빗장을 꼭꼭 잠그고 있는 것이다.

    반면 희망퇴직 등으로 은행 직장을 떠나는 인원은 많다. 핀테크를 앞세운 비대면 거래의 활성화와 맞물리면서 은행 인력 '다운사이징'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KEB하나ㆍ농협 등 5대 대형은행 가운데 올들어 대졸자 일반 채용을 진행한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100명을 뽑았다.

    다른 은행들이 일반 채용을 진행하지 않으면서 전체 은행권 채용자 수는 지난해 동기간(488명 채용)에 견줘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에도 채용시장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채용계획을 구체화한 곳은 우리은행[000030] 정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오는 9월 초에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정확하게 몇 명을 뽑을지는 8월이 돼 봐야 안다"고 말했다.

    KB국민, 신한, KEB하나, 농협은행 등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 놓지 못하고 있다.

    채용은 진행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채용 규모는 물론 시기조차 미정이다.

    이들 은행은 작년에는 하반기에만 1천400여명을 선발했다.

    반면 퇴직시장에선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올해 초 희망퇴직으로 170여명을 내보낸 KB국민은행은 오는 29일까지 임금피크제 대상 인원 약 1천명에 대해 또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기존 임금피크제 대상 인원과 내년 임금피크제로 전환되는 인원들이 대상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초 363명의 임금피크 대상 인원 가운데 254명을 퇴직시켰다.


    신한은행도 올해 초 임금피크제 대상 인원 가운데 90명이 나갔다.

    KEB하나은행은 상반기에 109명이 희망퇴직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신규 채용은 줄이고, 퇴직을 늘리는 건 NIM 하락,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적립 등 돈 들어갈 곳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은행의 NIM은 1분기를 기준으로 1.55%로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9일 기준금리까지 인하하면서 은행권의 NIM은 앞으로 더 떨어질 공산이 크다.

    충당금 적립도 관건이다.

    농협은행은 올해만 1조7천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할 예정이다. 상반기 적자가 불가피하다.

    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은행도 올해 안에 수천억 원의 충당금을 적립할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핀테크의 발전으로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은행들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이유다. 은행의 비대면 거래는 현재 90%에 달한다.

    이처럼 비대면 거래가 대세가 되면서 국내 은행권의 점포는 작년 3월 7천356곳에서 1년 만인 올해 3월 7천217곳으로 139곳 줄었다. 이런 영향 등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4대 시중은행에서 600여명이 퇴직했다.

    이는 비단 국내 은행만의 상황이 아니다. 은행산업 구조의 변화로 감원이 불가피하다는 게 세계 유명 은행들의 시각이다.

    씨티그룹은 작년 '디지털 파괴(Digital Disruption)'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은행 인력이 정보통신기술의 성장 탓에 2015년 546만명에서 2025년 362만명으로 30%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상업은행원의 65%는 자동화 전환이 예상되는 업무를 수행 중이며 은행의 인력 감축은 지점 업무 자동화, 모바일뱅킹 활성화 등으로 지점 감소와 은행 조직 슬림화 과정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핀테크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영업점과 관리조직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런 차원에서 인원이 줄고 있는 것"이라며 "점포도 점차 사라지는 추세여서 지점에서는 입출금이 아니라 WM(자산관리) 기능만 남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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