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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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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창원시립예술단 제작 오페라 ‘마술피리’

‘감성과 이성 대결’ 모차르트 최후의 걸작
어둠의 세계? 빛의 세계?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내달 8~9일 공연 앞두고 연습 구슬땀

  • 기사입력 : 2016-06-2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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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혜의 신전에 모이신 신의 형제들이여, 드디어 우리의 성스러운 의식을 거행할 중대한 날이 밝았소.”(중략)

    “그는 우리 의식을 통해 엄청난 시련에 부딪히게 될 것이고 모든 시련을 이겨내어 진정한 자아를 찾아야만 그의 소명을 발견하게 될 것이오!”(오페라 2막 첫 장면- 자라스트로의 대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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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립예술단 단원들이 자체 제작한 오페라 ‘마술피리’를 연습하고 있다.

    “한 번 꼬이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네.” “정신 똑바로 차려요! 처음부터 다시 하세요.” “너무 높아요. 좀 낮춰요. 그리고 좀 더 편하게….” “다시…, 다시…, 카리스마가 없잖아요!” “책 읽듯이 대사를 읽으면 곤란해요.”

    오페라 마술피리의 예술감독을 맡은 김주현 지휘자와 표현진 연출가의 목소리에 매서움이 묻어난다. 얼굴 표정에서부터 음정, 박자에 동선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하나하나 짚어가며 꼬집는다.

    창원시립예술단이 자체 제작한 오페라 ‘마술피리’ 공연(7월 8~9일)을 보름여 앞둔 지난 22일 오전 10시. 연습이 한창인 창원 3·15아트센터 대극장 무대는 배우들의 땀과 열정으로 넘친다.

    오페라 ‘마술피리’는 혼돈 속에서 마법과 주술이 판치는 어둠의 세계인 ‘밤의 여왕’이 지배하는 세계와 지혜·이성·자연이 삼위일체를 이뤄 사람들에게 행복한 삶의 길을 가르쳐주는 빛의 세계인 현자 ‘자라스트로’가 지배하는 곳의 싸움을 보여주는 모차르트의 최후의 걸작이다.

    김주현 지휘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무게감이 느껴지고 배우들은 순간순간 긴장한다. 오페라 마술피리의 2막 첫 부분을 연습 중인 20여명의 베이스·테너 파트 합창단원들은 표 연출가의 지시에 따라 무대의 동선을 밟으며 함께 합창을 한다. 중후한 목소리가 대극장에 울려 퍼질 때면 마치 무대가 꽉 찬 듯한 느낌이다.

    지휘자의 손끝이 움직일 때마다 배우들의 눈빛도 살아 움직인다. 무대 위 방향성을 중요시하는 표 연출가와 배우들이 함께 호흡하며 일일이 동선을 맞춘다.

    표 연출가는 “지금 이 합창은 아카펠라가 아닙니다. 그저 아름답기만 할 뿐 응축된 이미지가 없어요. 아름다움 속에 담긴 깊은 뜻을 타미노에게 정확하게 전달해줘야 하는데 메시지가 안 느껴져요”

    2막 남성합창 장면은 공주 파미나와 잠시 헤어진 뒤 좌절하고 있는 왕자 타미노에게 힘을 불어 넣어 주는 장면이다.

    표 연출가는 무대 위 합창단원들의 방향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왜 이 길을 가는가!’라는 주제처럼 길로써 주제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하기에 방향성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한다. 시선의 방향, 의지의 방향, 감정의 방향 등등. 그녀는 “마술피리를 재해석하는 관점에서 우리가 가야 하는 길, 다시 말해 길이라는 건 소명이기에, 왜 이 험난한 길을 역경을 딛고 걸어가야 하는지를 작품에 담고 싶었다. 나는 물론 사회도 목적의식을 갖고 아름다운 사회,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가져야 하는 소명감을 심어주는 작품이기에 재해석해 의미를 담았다”고 말한다.

    10분간의 꿀맛 같은 휴식이 끝나자 곧바로 1막 끝부분 중 파미나 공주와 파파게노가 함께 도망치다 모노스타토스에게 잡히는 장면이 이어진다. 연습이 시작되자마자 곧바로 김 지휘자의 호통이 쏟아진다. “곰처럼 무뎌, 날 세우고…!, 피아노도…!, 하나도 안 맞아요….” “어떻게 해야 맞을까요…?”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가 기대치에 못 미치자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진다.

    이렇게 오전 10시부터 3시간여 동안 진행된 오전 연습은 비로소 박수소리와 함께 마무리된다. “잘하셨습니다!” 서로를 위로하는 격려 한마디에 쌓인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진다.

    김주현 지휘자는 오페라 ‘마술피리’는 1990년 창원시립예술단이 만들어진 이후(통합 5년) 처음 시도하는 오페라인데다 저예산과 합창단 배역 설정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오페라다운 오페라’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혼연일체되어 작품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마침내 사랑을 차지하는 주인공 타미노 역에 최형빈·임대균, 파미나 역에 김지영·명연주, 밤의 여왕 역에 이주련·백향미, 파파게노 역에 양두석·남용현, 파파게나 역에 신지아, 자라스트로 역에 박주득·신화수가 각각 맡아 열연한다. 공연 7월 8일 오후 7시 30분, 9일 오후 4시 문의 ☏ 719-7800.
     
    글·사진=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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