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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우리 사회의 버팀목이다- 하봉준(영산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6-07-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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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가 사기공화국이라는 말에 많은 이들이 납득하는 분위기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범죄유형별 국가 순위에서 사기범죄 세계 1위를 기록하고, 2014년 사기사건은 24만4000여 건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이다. 자살률과 행복지수 꼴찌에 이어 사기마저도 세계 1위라는 객관적 수치보다 더 마음 아픈 것은 국민 다수가 믿을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 현실이다. .

    거짓말은 인간 본성에 가깝다. 카멜레온이 보호색으로 위장해 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거나 먹이사냥에 활용하듯이, 인간은 거짓말을 활용해 자신을 보호하거나 타인을 공격한다. 솔직히 거짓말로부터 자유로운 이가 누가 있겠는가? 나 또한 어린 시절 꾸지람을 피하기 위해, 친구와 놀기 위한 유흥비 마련을 위해 부모님께 거짓말을 한 기억이 난다. 어른이 된 후에도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명분으로 작건 크건 간에 거짓말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다. 거짓말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우리 삶의 한 부분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사회의 거짓말은 도를 지나쳐 너무 빈번하게 발생하고 그 피해 정도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명적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 급기야 인간관계에서 불신을 먼저 염두에 두는 지경에 이른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누가 말을 하면 “이 말이 진실일까”, 누가 친절을 베풀면 “무슨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의심을 먼저 해보게 된다는 것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이 거짓과 사기가 늘어나고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이 늘어나게 되면 신뢰에 기초한 상호 협력은 불가능해진다. 함께 협력해서 시너지효과를 발휘해야 가족, 기업, 지역사회, 국가 등 모든 공동체의 발전이 가능하다. 다른 사람이 자기를 속일 것을 걱정한다면 함께하는 어떤 일도 좋은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거짓말이 통하고 사기가 성공을 거두려면 몇 가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먼저 사기의 대상이 되는 순진한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우리사회가 사기공화국이라는 것은 한편으로 그만큼 순진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남의 말을 의심하지 않고, 순진하게 받아들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방어막이나 향후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착한 사람들이다. 사기공화국 동전의 다른 면은 순진공화국인 것이다. 또 다른 조건은 거짓말 또는 사기를 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거짓 또는 사기가 진실보다 더욱 이익이 되고, 설령 그것이 발각되더라도 처벌이 크지 않기 때문인 것이다.

    이러한 불신의 사회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미국의 비즈니스 연설가 하비 매케이의 아버지처럼 “비즈니스에서는 절대 누구도 믿지 마라. 상대가 네 아버지라 해도 말이다”라고 자녀들에게 교육시켜야 하는가. 아마도 개인적인 차원에서 거짓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러한 교육이 효과적일 수 있다. 진실과 거짓을 분간하고 속지 않는 현명함을 배우는 것이다. 한편으로 거짓과 사기로 얻을 이익보다 더 큰 처벌을 줌으로써 범죄를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 법률을 중심으로 제도적 개선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자신과 타인, 그리고 공동체 모두의 발전을 위해 믿음을 회복하고 키워 나가는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인간사회에서 믿음은 출발이자 토대이다. 믿음이 전제되지 않으면 더 이상 우정, 사랑, 협력 등 어떤 관계도 진전되기 어렵다. 설령 관계가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믿음이 깨지는 순간, 그 관계도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된다. 믿음은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버팀목으로 특히나 불신의 시대에는 최우선적으로 회복해야 할 가치관이다.

    하봉준 (영산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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