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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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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창원시 ‘문화예술특별시’ 선포하다- 강현순(수필가)

  • 기사입력 : 2016-07-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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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1일 제6회 창원시민의 날 기념식은 뜻깊은 행사였다. 문화예술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훌륭한 요소가 됨에 착안, 창원시가 ‘문화예술특별시’ 선포를 한 것이다. 3개 도시 통합으로 많은 인구에다 그로 인해 유·무형의 문화예술 자산이 풍부하므로 어찌 보면 때늦은 감이 없잖아 있다.

    기념식 프로그램을 보면 ‘문화예술특별시 선포’ 외에도 다채로운 내용으로 꾸며졌다.

    축하음악회 출연진 교섭은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각지에서 인정받으며 활동하는 소프라노 서선영, 테너 정의근, 가수 인순이, 뮤지컬배우 홍지민 그 모두가 창원 출신이라는 점이 시민들에게 친근감을 갖게 해주었다. 학생합창단으로 자리한 마산제일여중, 진해석동중학교 학생들은 젊은 에너지를 여지없이 발산했다. 홍지민씨가 자신이 창원 출신인데다 마산제일여중·고 졸업생이라고 했을 때, 인순이가 진해 출신이라고 했을 때, 폭발적인 환호성으로 인해 행사장인 실내체육관이 떠나갈 듯했다. 시민들의 표정과 반응 또한 학생들 못지않게 밝고 뜨거웠다.

    창원시는 최치원 선생을 비롯해 이은상·이원수·김달진 시인, 조두남 작곡가, 김종영·문신 조각가 등 걸출한 예술가들이 나고 작품활동을 했던 자랑스런 고장이다. 지금도 많은 예술인들이 저마다의 빛깔과 향기로 작품활동을 왕성하게 펼치고 있다.

    흔히 ‘예술’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은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기 일쑤다. 잠시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쫑긋 세워보자. 가령 ‘예술’이나 ‘예술가’의 색깔이 초록색이라면 우리 주변엔 온통 초록색이 가득하다는 걸 보고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기분이 좋으면 노래를 부르며 몸을 흔들어댄다. 보통사람들이 자신있게 부르지 못하는 그 노래를 음악가가 멋지게 불러주면 대리만족을 느낀다. 여하한 노력의 결과 끝에 편안하고 부드러운 동작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우리춤, 스트레스를 단번에 날리게 하는 경쾌한 몸짓도 초록색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속 시원하게 대신해 주는 영화나 연극의 주인공들 역시 초록색이다. 비록 평범한 풍경이지만 독특한 기술이라는 옷을 입혀 그곳에 가고 싶게 만드는 사진이나 사진작가도 마찬가지이다.

    그뿐인가. 여러 색깔들을 잘 혼합해 고운 빛깔을 만들어 그린 그림을 넋을 잃고 바라보는 우리도, 그 그림을 그린 화가도 모두 초록색이 아니던가. 삶의 모서리에 찔려 힘들 때 봄날의 햇볕처럼, 여름날의 해풍처럼 마음을 따뜻하고 시원하게 해주는 문학작품 또한 초록색이다. 그 모두가 바로 예술이다.

    이렇듯 예술은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기에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에 놓여 있는 것이다. 미술관, 도서관, 박물관, 공연장, 문화센터 같은 곳을 자주 찾을 일이다.

    누군가가, “예술은 인생의 빵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것에 곁들이는 포도주이다”라고 한 건 잘 말한 것 같다.

    창원시가 지역문화예술에 과감히 투자해 예술인들의 창작환경 조성 등 추진 계획을 세워 ‘문화예술특별시’를 선포한 것은 바람직하지만, 혹여 일회성 구호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다. 문화예술 선포식에 대해 갖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확보하기 위해선 구체적이고 실천가능한 해명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강현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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