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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양성평등을 기대하며- 황미화(위드에이블 원장)

  • 기사입력 : 2016-07-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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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속에 사는 ‘아라페쉬족’ 남성은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기질이 없다. 주요 생활인 출산과 양육, 경제활동에서 남녀가 공동으로 참여하며, 상호 협조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여성과 남성이 모두 기질적으로 온순하고 협동적이다. 강가에 사는 ‘먼더거머족’은 남녀 모두 공격적이고 경쟁적이다. 이 부족사회에서는 부드럽고 온화한 기질이 매우 제한적이다. 남녀 모두 거친 남성적 기질이 지배하는 사회이다. 바닷가에 사는 ‘챔블리족’은 남녀의 성적 역할과 특성이 가부장 사회와 반대로 나타난다. 여성이 주도적이고 결정력이 있으며 강한데 반해 남성은 치장과 의례에 신경을 쓰며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일상생활에서 남성은 여성에게 종속적이다.

    이 이야기는 인류학자 ‘마가렛 미드’가 태평양의 뉴기니에서 실제 이들 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조사한 연구서 ‘세 부족 사회에서의 성과 기질(1935)’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학자는 남녀 간의 성적 역할과 기능은 생물학적인 요인이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 주어지는 사회화 현상이라고 보았다. 특정한 사건이나 우연한 행위가 계기가 되어 사회문화적 과정에서 특별하게 강조되거나 배척되고, 그러한 현상이 오랜 기간이 지나면서 당연하게 수용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류사회에 보편화된 여성의 성적 역할과 기능 역시 생물학적인 기질이라기보다 사회문화적으로 주어진 사회화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금년 3월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세계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보도한 유리천장지수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9개 회원국 평균인 56점의 절반도 안 되는 25점으로 꼴찌였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1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성평등지수’ 역시 0.65(1에 가까울수록 평등, 여성의 지위가 남성의 65%라는 뜻임)로 145개 조사 대상국가 중 115위였다.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경제참여 및 기회’에서 여성은 남성의 56%였다. 동일 노동을 제공하고 받는 임금은 55%에 불과하다. 여성의 고위 공직자 비율은 11% 수준이고, 기업체 임원 비율은 2.1%이며, 여성의원 비율도 16.3%였다. 이러한 수치는 이슬람 국가와 유사하다고 한다.

    지난 5월 중앙지에 보도된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맞벌이 부부의 가사노동시간에 관해 1999년 남편의 주중 하루 평균 가사노동시간은 11.2분에서 2014년 16.8분으로 겨우 5.6분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아내의 경우 1999년 하루 평균 224.9분에서 2014년 192.2분으로 32.7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차적으로 아내의 가사노동시간이 남편에 비해 20여 배에서 11배로 개선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멀고 험하다. 재미있는 것은 신분차별이 당연시되었던 조선시대에도 가장 하층민이었던 ‘노비’들에게 오늘날 우리의 직장인보다 더 나은 출산휴가가 보장됐다고 한다.

    ‘비(婢)’가 임신을 하면 출산 전 30일과 출산 후 100일을 합해 130일의 휴가를 주었다. 남편인 ‘노(奴)’에게도 산모와 아이를 돌보도록 30일의 출산휴가를 보장해주었다. 임신과 출산조차 직장 사정에 따라 순번을 정해야 할 뿐 아니라, 남자의 출산휴가는 꿈도 못 꾸는 우리의 현실은 참 아이러니하다.

    매년 7월 1일부터 시작되는 여성주간에 금년부터는 양성평등주간이란 이름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여성관련 단체에서 성 평등을 지향하는 다양한 사회문화 행사를 개최했다. 이를 기점으로 남성과 여성의 조화로운 발전을 통해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실질적인 남녀평등의 이념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진정한 양성 평등문화 확산을 기대해 본다.

    황미화 (위드에이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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