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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소쿠리 (6) 꾸룽내, 데기, 억수로, 꼬롬하다

  • 기사입력 : 2016-07-14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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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 요새 지방의회 의장단 뽑는 과정에 꾸룽내 데기 나데. 게엑질 날라 카더라.

    △서울 : ‘꾸룽내가 데기 나다’니 무슨 말이야? 또 ‘게엑질’은 뭐야?

    ▲경남 : 의장단 선거 과정에 혈서 각서에다가 뒷돈이 오가고 몸싸움 직전까지 갔다고 안 카더나. 의장 특권이 데기 많아선지 꾸룽내가 나도 억수로 난다 아이가. 참, ‘꾸룽내’는 ‘구린내’의 경남말이다. 똥이나 방귀 냄새와 같이 고약한 냄새가 구린내라 카는 거는 알제? ‘데기(디기)’는 ‘되게’에서 온 말인데, ‘아주 몹시’라는 뜻이다. 통시에 가면 마이 난다 아이가? ‘게엑질(게악질)’은 ‘구역질’이야.

    △서울 : 그렇구나. ‘억수로’와 ‘통시’는 또 뭐야?

    ▲경남 : ‘억수’는 물을 퍼붓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를 말하는데, 여기에 ‘로’가 붙은 ‘억수로’는 경남말로 ‘매우, 아주’라는 뜻이다. 경남 사람들이 억수로 마이 쓰는 말 아이가. 데기 하고 비슷한 말이야. 통시는 변소(화장실)를 말하는 거고.

    △서울 : 아, 화장실 냄새가 많이 난다라는 뜻이구나. 누구보다 깨끗한 마음으로 의정 활동을 해야 할 지방의원들의 장을 뽑는 데서 꾸룽내가 난다니, 부끄러운 일이야.

    ▲경남 : 꼬롬하게 진흙탕 감투싸움을 해 쭈굴시럽게 의장이 되면 쪽팔리서 의정활동 제대로 하겄나?

    △서울 : ‘꼬롬하게’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쭈굴시럽다’는 ‘창피스럽다’란 뜻이지? 지방의원들뿐만 아니라 국회의원들도 요즘 말 많은 특권을 내려놓으면 맑은 사람의 향기가 날 건데.

    ▲경남 : ‘꼬롬하다’는 마음이 정직하지 못하다는 뜻이야. 우리 유권자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걸 저 꾸룽내 나는 의원들도 알겠제.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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