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과거신문보기   |  
2022년 01월 28일 (금)
전체메뉴

[사람속으로] 약선요리연구가 정영숙 씨

가야의 맛 되살린 비빔밥으로 ‘김해와 한식’ 세계에 알려요
어릴 때부터 자연 먹거리에 관심 많아
26년째 약선요리 연구가로 활동 중

  • 기사입력 : 2016-07-21 22:00:00
  •   
  • “약선요리로 김해의 음식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번성했던 가야국의 역사를 오늘에 되살려 모든 문화가 음식으로 소통하고 화합하는 세상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대한민국 한식협회 초대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사)한국향토문화연합회총연합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영숙(59)씨의 포부다.
    메인이미지
    약선요리연구가 정영숙씨가 가야궁비빔밥을 개발한 계기와 비빔밥에 담겨 있는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회를 통해 한식의 세계화를 꿈꾸는 정 이사장은 지난 2014년 김해에서 나는 수십 가지의 식재료를 활용, ‘가야궁비빔밥’이라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김해한옥체험관 뜰에서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시 기념식을 가져 세간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김해 수로왕릉 인근 한옥체험관의 음식점과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 내 음식점을 각각 위탁받아 ‘정림’이라는 한식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최근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린 국제 락사 카니발에 한국대표로 참가해 우리의 음식을 동남아인들에게 알리고 돌아왔다. 국제 락사 카니발은 말레이시아가 자국 대표음식인 락사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마련하는 음식대전이다. 또 지난 6월 17일부터 부산시와 부산대가 벡스코에서 공동개최한 국제항노화엑스포에도 초대돼 3000여명에게 가야궁비빔밥을 선보이기도 했다. 행사기간 중 정 이사장의 비빔밥 시식부스에는 수천명의 시민들이 줄을 서 장관을 이뤘다는 후문이다. 약선요리연구가인 정영숙씨를 만나 그의 요리인생과 철학을 들어본다.

    메인이미지


    -가야궁비빔밥은 어떻게 탄생했나

    김해에서 나는 친환경 자연 식자재로 몸이 원하는 음식을 만들어 이를 가락국의 문화, 한국의 문화로 승화시키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김해유기농협회 회원들과 뜻을 모아 김해 들녘에서 친환경재배 방식으로 생산한 쌀과 시금치 도라지 등 40여 가지의 식재료를 바탕으로 산딸기 식초와 각종 효소, 와인과 함께 버무려 비빔밥 메뉴를 개발했다.

    -가야궁비빔밥이라는 이름이 다소 거창한데

    가야궁비빔밥은 화합과 소통, 한식의 국제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해의 새로운 문화 트렌드가 되고 있는 다문화현상에도 눈길을 돌려 화합하고 소통하는 다문화사회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다. 찬란한 가야의 문화를 국내는 물론 세계에 알려 우리 식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인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것은 두 번째 목표다. 여기에는 한식과 한문화의 국제화 의지가 포함돼 있다. 김해의 역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것은 가야문화다. 가야궁비빔밥은 한때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던 가야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국내와 세계에 알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소 거창한 가야궁으로 명명한 것도 나름 그런 이유다.

    -가야궁비빔밥에 인도의 문화도 담겨 있나

    가야궁비빔밥에는 일반적인 비빔밥에는 없는 인도 카레가 들어간다. 수로왕의 부인인 허황옥이 인도에서 배를 타고 도래한 것을 기념해 인도에서 직접 가져온 전통 카레를 넣었다. 지난 2014년 출시 기념식에 인도대사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출시 이후부터 중국에도 이 비빔밥을 선보이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중국의 각 성도마다 한 곳씩 선정해 보급하는 계획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중국에 이를 선보이려는 것은 허 왕후의 부모가 당시 중국에 거주했다는 기록에 따라 가락국과 중국 간 인연의 고리를 연결해보자는 의미다.

    -말레이시아 국제 락사 카니발에는 어떻게 참가하게 됐나

    락사는 우리의 국수와 비슷한 음식이다. 국제 락사 카니발은 음식을 통해 문화를 교류하고 관련 산업도 발전시키자는 목적으로 매년 열리는 음식축제다. 말레이시아는 올해 이 대회에 5개국 요리전문가들을 초청했다. 참가국은 말레이시아를 비롯, 한국 중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등 6개국이다. 한국에서는 저를 포함해 3명이 초청을 받았다. 두 분 중 한 분은 차를 이용한 후식을 선보였고 나머지 한 분은 요리 관련 교수님이다. 메인 요리는 제가이 담당했다.

    메인이미지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국제 락사 카니발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 정영숙씨.


    -현지인들의 입맛을 공략한 요리는

    말레이시아는 이슬람이 주류를 이루는 만큼 금기음식인 돼지고기는 배제하고 해물과 잡채에 김치와 오방색 국수로 비빔국수를 만들어 출품했다. 현지인들이 매우 흡족해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뿌듯했다.

    -약선요리연구가인데 약선요리란 무엇인가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는 말이 있다. 가장 흔한 것이 가장 귀하다는 생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로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약선이다. 밥상이 약상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장 흔한 것을 귀하게 여기고 정성을 다해 만들어야 한다. 현대인이 경험하는 질병의 원인은 음식에 있다고 본다. 정체불명의 음식이 병을 만든다. 약선은 몸이 원하는 음식을 만드는 일이다.

    -약선요리에 입문한 계기는

    요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 26년째다. 고향이 양산이라 어릴 적부터 자연과 자연스레 접할 수 있었다.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큰 과수원을 경영하신 관계로 어릴 때부터 동산을 다녔다. 당시 아버지께서 모든 풀을 뜯어 먹어보라고 하셨다. 쓴맛이 나는 것은 간에 좋다는 말씀을 하시며 온갖 풀을 채취해 직접 맛을 보며 비교하도록 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자연스레 산천에서 나는 식재료를 이용해 요리를 하는 데 관심을 가지게 됐고 그것이 오늘날 약선요리연구가가 된 계기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자연을 음식에 접목시키기 위해 혼자서 산과 들을 다니며 식재료를 채취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가야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제작할 계획이다. 영화 제목은 가칭 ‘왕후의 밥상, 가야궁비빔밥’이다. 물론 직접 제작하는 것은 아니지만 배역을 맡아 출연할 계획이다. 찬란한 가야의 번성했던 문화를 영화를 통해 재연하는 그 현장에 함께하고 싶다. 내년부터 본격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해가 고향은 아니지만 김해의 음식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전령이 됐으면 한다. 가장 김해다우면서 가장 한국적인 음식이 세계음식문화를 선도하는 것이 되도록 하는 데 작으나마 일익을 담당하고 싶다. 지난 2010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한 집 한 항아리 갖기’ 운동을 확산시켜 각 가정에서 아이 때부터 우리의 장을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고유의 장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도 힘쓸 생각이다.

    글·사진=허충호 기자 chheo@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허충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