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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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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보는 눈으로 경제해법 눈 기르기

예술과 경제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닮은 듯 다른 예술과 경제 ‘공통된 힘’ 통찰

  • 기사입력 : 2016-07-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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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셀 뒤샹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넘버2’.


    마이너스 금리를 보면 비잔틴 성상화가, 통화정책을 보면 브루넬레스키의 소실점이, 양적완화를 보면 드레이퍼의 ‘오디세우스와 세이렌’ 그림이 먼저 생각난다는 이가 있다.

    미국 글로벌금융혁신연구원 CEO 겸 원장인 김형태 조지워싱턴대 객원교수가 바로 그이다.

    그는 달라도 한참 달라 보이는 두 분야, 예술과 경제를 움직이는 ‘공통된 힘’이 있다는 다소 도발적인 주장을 이 책에서 펴고 있다.

    저자는 예술과 경제는 먼저 ‘닮음’과 ‘다름’을 파악하는 예민한 눈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고 한다. ‘보는 것’의 전문가가 바로 화가다. 이른바 ‘투시력’을 통해 남들은 못 보는 차이를 나만 볼 수 있다면 예술뿐 아니라 비즈니스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예술과 경제는 또한 ‘균형과 불균형’ ‘질서와 무질서’를 다룬다. 예술에선 형태와 색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고, 경제에선 실물경제와 금융경제의 균형이 중요하다. 균형과 불균형 외에도 분리와 융합, 확실성과 불확실성, 분산과 집중, 가벼움과 무거움은 모두 예술과 경제에 적용되는 개념들이다. 이들 상반되는 힘들은 때로는 서로 충돌하고 때로는 조화를 이루면서 예술공간과 경제공간에 작품을 만든다.

    이를 토대로 그는 ‘예술과 경제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을 정리한다.

    ‘닮음’과 ‘다름’을 꿰뚫어보는 힘인 투시력, 판을 뒤집고 게임 자체를 바꾸는 능력인 재정의력, ‘오래된 미래’를 보고 만들어내는 힘인 원형력, 자신을 죽여서 새롭게 태어나는 힘인 생명력, 무거움과 가벼움의 충돌 및 균형인 ‘중력과 반중력’, 이들 5가지가 예술과 경제에 관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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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기본적으로 예술과 경제를 움직이는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회화, 조각, 건축 같은 예술에서 시작해 생명공학, 물리학, 뇌과학 등의 과학, 그리고 금융, 리더십 등을 가로지르는 전방위 지적 탐험에 나선다.

    입체파와 미래파를 비교하며 한국 경제의 에너지를 찾는 통찰력 앞에선 무릎을 탁 치게 된다.

    대표적인 입체파 화가인 피카소는 연인 도라 마르를 모델로 ‘우는 여인’을 그렸다. 눈물방울이 손톱과 겹쳐 흘러내리고, 통곡하며 일그러진 얼굴 모습이 입체적으로 표현돼 있다. 이에 반해 미래파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대상의 움직임, 여기서 발생하는 속도감과 역동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마르셀 뒤샹의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넘버 2’는 유사한 패턴이 시간 간격을 갖고 연속적으로 반복되는 특성을 띤 미래파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한국 경제는 미국이나 중국처럼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경제가 아니다. 규모가 안 될 때에는 속도를 높여야 한다. 따라서 한국은 한 번에 크게 변하는 산업보다 지속적으로 점진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산업에서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피카소처럼 하나의 제품에 다양한 관점을 담을 수 있다면 입체파적 상품, 뒤샹처럼 시간 흐름에 따른 연속적 변화를 압축해서 담을 수 있다면 미래파적 상품으로, 한국 경제엔 유사 패턴이 연속적으로 겹치며 반복되는 미래파적 상품이 더 적합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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