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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소쿠리 (7) 점빵, 주리

  • 기사입력 : 2016-07-2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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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 1966년에 처음 발행된 이 10원짜리 동전 너 가져. 마트에서 과자를 샀더니 아주머니가 ‘주리’라고 하면서 주더라. 난 ‘주리를 틀다’ 할 때 주리밖엔 몰랐는데…. 주리가 경남말로 ‘거스름돈’이라며?

    ▲경남 : 하모, 주리는 거스름돈이야. 예전엔 점빵서 물건 사고 “주리 주이소”라고 캐쌌지. 국립국어원 표준어사전에 주리는 ‘우수리’의 제주 방언으로 나오더라꼬. 물건값을 제하고 거슬러 받는 잔돈이 우수리니까 주리와 같은 뜻이라꼬 보면 될끼다. 그런데 김정대 교수님한테 물어 보이 ‘주리’는 일본어 ‘쯔리센(つりせん)’이 변한 말이라 카대. 집필 중인 <경남방언 사전>에도 실려 있다 카더라. 더 확인해 볼 필요는 있다 카면서. 일본어 강사인 우리 처형 얘기로는 거스름돈이란 뜻의 일본어 ‘오쯔리(お釣り)’에서 온 말 겉다 카더라.

    △서울 : 그렇구나. 그런데 ‘점빵’은 처음 들어 보는데, 점이 찍힌 빵을 파는 곳이야?

    ▲경남 : ㅎㅎ 점빵은 ‘가게’를 말한다 아이가. 표준어사전에선 ‘점빵’은 안 나오고 ‘점방’을 찾아야 나오는데 ‘가게로 쓰는 방’으로 돼 있더라꼬. 경남에서 말하는 가게가 아닌, 가게로 쓰는 방이라 캐서 다른 뜻으로 보이지만 ‘점방 문을 연 장사치들이~’, ‘지물전을 내자면 점방도 얻어야 할 테고~’ 등 사전의 예문과 예전 점빵의 구조를 보면 뜻이 이해가 될끼다. 요새도 동네 구멍가게에 가면 가게에 방이 붙어 있더라 아이가. 인자(이제) 알아듣겄제? 그라고 옛날 초등학교 댕길 때 뽀빠이 10원, 자야 20원 하던 거 기억나나? 소풍 가면 아이스(수)께끼 장사도 있더라 아이가. 통에는 ‘하드’라 적히 있꼬. 이런 얘기 하다 보이 집 앞 점빵집 할매 생각이 나네. 내가 손자 같아선지 사탕 겉은 거 더 챙겨주시더라꼬.

    △서울 : 뽀빠이와 자야는 나도 많이 먹었지. 요즘도 옛날 과자 많이 팔더라. 그래도 친구들과 나눠 먹던 그때 그 맛은 안 나겠지?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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