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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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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지사, 대권도전 시사…“난세 평정할 장수 필요”

페이스북 통해 美 트럼프 두둔
“난세에 만유 필요 없다” 글 올려
‘만유’ 반기문 겨냥했단 해석도

  • 기사입력 : 2016-07-2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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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는 8월 주민소환 투표여부 결정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을 앞두고 재선 당선 후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은 홍준표 도지사가 25일 대권도전을 시사하는 듯한 뉘앙스를 강하게 풍겨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최근 자신의 ‘쓰레기’ 발언 논란이 이는 가운데 ‘막말 정치인’ 이미지로 회자되는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와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거론하면서 “자기나라의 위기상황과 대중의 불만을 소박한 대중의 언어로 표현하고 있을 뿐”이라고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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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경남신문 DB/


    홍 지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약 20분 간격으로 두 건의 글을 올렸다. 먼저 “난세에는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만유가 필요한 것이 아니고 난세를 평정할 장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만유(漫遊)의 사전적 의미는 ‘한가로이 이곳저곳을 두루 다니며 구경하고 논다’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현재 새누리당 유력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별명이 만유(鰻油)다. 이 때 만유(鰻油)는 기름장어란 뜻이다. 반 총장이 외교부 장관 시절 민감한 사안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에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 기름장어라는 별명이 붙었다. 반 총장이 외교부 장관을 마칠 때 당시 출입기자들이 ‘만유’라는 액자를 만들어 선물을 했다고 한다.

    비록 한자로 표기하지 않았지만 홍 지사 표현 중 ‘요리조리 빠져나가는’이라는 문맥으로 볼 때 만유는 ‘한가로이 이곳저곳을 두루 다니며 구경하고 논다’는 의미 보다는 ‘기름장어’라는 해석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

    이어 홍 지사는 약 20분 후 글을 올렸다. 그는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와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에 대해 “위선과 가식에 젖은 기존 정치인들의 언어와 다른 용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막말·품위 운운하는 것은 또 다른 위선에 불과하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또 “트럼프나 두테르테를 보고 한국 언론들은 막말을 일삼는 무책임한 정치인이라고 비난하고 있다”며 “이들의 공통점을 눈여겨 보면 이들은 자기나라가 처한 현재의 위기상황과 대중의 불만을 소박한 대중의 언어로 표현하고 있을 뿐인데 이것을 두고 막말이라고 단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자신의 사퇴를 주장하는 정의당 여영국 도의원을 향해 “쓰레기”라는 발언으로 ‘막말 논란’이 이는 것에 대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항변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홍 지사가 말하고픈 ‘난세를 평정할 장수’는 ‘만유’(반 총장)가 아니라 다소 표현이 거칠더라도 ‘소박한 대중의 언어를 구사하는 인물’(홍 지사)로 유추가 가능해 보인다.

    이상권 기자 s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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