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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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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운전기사 3년간 12명 교체는 ‘슈퍼 갑질’

  • 기사입력 : 2016-07-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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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산단 내 현대비엔지스틸 정일선 사장의 ‘운전기사 갑(甲)질’이 조사 결과 알려진 이상이어서 다시 한번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은 3년 동안 운전기사를 12명이나 갈아치우는가 하면, 소속 운전기사 61명에게 주당 52시간 근로를 초과해 근무케 하고 이 중 1명을 폭행한 혐의로 정 사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3년간 운전기사를 12명이나 갈아치운 사실은 가히 역대 기록감이다. 정 사장 밑에서 운전기사들은 한 사람당 평균 3개월 정도만 일하고 교체된 셈이다. 정 사장은 A4용지 140여장 분량의 매뉴얼을 만들어 운전기사들이 매뉴얼대로 이행할 것을 명령했다. 평균 근무 3개월은 그 많은 분량의 매뉴얼을 숙지하기에도 짧은 시간이다. 게다가 1주일에 80시간 이상 일했다고 하니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강도 높은 갑질로 보인다.

    정 사장은 현대가(家) 3세로 전형적 ‘금수저’ 출신이다. 그런 그에게 운전기사는 안하무인(眼下無人) 이상의 낮은 존재로 여겼기에 이런 행위가 가능하다. 최근 우리 사회엔 재계를 중심으로 갑질 파문이 끊이질 않았다. 김만식 전 몽고식품 명예회장의 운전기사 폭언은 110년 전통의 장수기업에 위기를 불러오기도 했다. 대형 건설사인 대림건설 이해욱 부회장도 운전기사에게 상식에 벗어난 갑질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 밖에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승무원 폭행 사건과 ‘미스터피자’를 일군 정우현 MPK그룹 회장의 경비원 폭행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경제적 강자라는 우월적 지위에서 나온 행동들이다.

    기업의 오너나 고위직들의 갑질이 ‘갑’에게도 결코 이익이 되지 않는다. 리더가 부도덕한 기업은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 때문에 그 기업의 미래는 어두워진다. 갑질 기업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으면서 기업 가치는 급전직하(急轉直下)하게 된다. 올바른 리더십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세에서 비롯된다. 기업의 오너라 할지라도 직원들을 동반자로서 존중할 때 서로 간에 신뢰가 쌓인다. 아직도 갑이라고 인식하는 경영자는 직원을 가족처럼 대하는 도덕성 회복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서 이제 갑질은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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