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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1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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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소쿠리 (9) 오지기, 각중에, 오지 싸다

  • 기사입력 : 2016-08-04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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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 나 어젯밤에 차를 몰고 가다 사고 날 뻔했어. 앞차 운전자가 불이 안 꺼진 담배꽁초를 차 밖으로 버려서 놀라 핸들을 크게 꺾었거든. 옆에 차가 없어서 천만다행이었어.

    ▲경남 : 나도 저번에 그런 일 있어 갖고 데기 놀랬다 아이가. 각중에 그런 일 생기면 얼매나(얼마나) 당황하게 되노. 고속도로서 다른 차 운전자가 던진 담뱃불이 트럭 짐칸에 떨어지가 불나고 했다 카데. 이런 운전자들 경찰한테 걸리 갖고 오지기 고생해야 정신을 차릴낀데. 도로변에 차량서 버린 캔이나 빈 베이(병) 등 쓰레기를 보면 화가 나더라꼬.

    △서울 : 차 밖으로 담배꽁초를 버리면 교통 범칙금이 5만원이라고 하던데 적발하기가 쉽지 않대. 운전 중에 담배를 피우면 안 되지. 운전하면서 담배를 피우면 사고를 낼 위험이 높잖아. 그런데 ‘오지기’ 하고 ‘각중에’가 무슨 말이야?

    ▲경남 : ‘오지기’는 ‘호되게, 되게’라는 말이야. 경남 사투리가 마이 나오는 소설 ‘토지’에 “그년 오지기 당하는 기이 고소해서 내사 마 춤이라도 추고 접다, 잠 좀 잘라 캤더이 오지기 씨부려 쌌는다.”카는 말이 나오더라꼬. 들어 보이 뭔 뜻인지 알겄제? 쪼깨이 다른 얘기지만 예전에 친구가 얄미운 짓을 하다 걸리면 ‘고소하다’는 뜻으로 “꼬시다, 오지 싸다” 캐쌌다. 또 ‘각중에(가악중에)’는 ‘갑자기’란 뜻이고.

    △서울 : ‘오지기 씨부려 쌌는다’에서 ‘씨부리다’는 표준어로는 ‘씨불이다’더라. ‘주책없이 함부로 실없는 말을 하다’는 뜻이고. ‘지껄이다’와도 비슷한 거 같더라고. 개그 프로그램에서 마이 들어 찾아봤다 아이가.ㅎㅎ

    ▲경남 : 사투리 공부 쪼깨이 했는가베. ㅎㅎ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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