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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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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조선 빈자리에 관광 채우려면- 정기홍(거제본부장)

  • 기사입력 : 2016-08-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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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국내관광 활성화를 통한 내수 진작 및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지역경제의 어려움 극복을 위해 국내에서 여름휴가를 보낼 것을 적극 권장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진행될수록 거제와 울산지역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해 여름휴가지로 ‘거제 해금강’과 ‘울산 십대리숲’을 추천했다. 대통령의 국내여행 권장은 마땅하지만 특정 지역, 특정 명소 추천은 유례 없는 일로 추정된다. 이 지역의 유례 없는 조선업 불황을 우려해서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최근 2016년 상반기 전국 지가변동률(상승률)을 발표하면서 전국의 땅값 상승률이 1.25%를 나타낸 반면 조선도시인 거제와 울산은 조선경기 불황으로 땅값이 하락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갈수록 더욱 심화될 것이다. 통영, 창원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어 한국관광공사도 ‘국내여행이 애국하는 가장 쉬운 길’이라며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휴가철이면 거제는 굳이 추천과 캠페인이 없더라도 피서객들로 북적댄다. 나머지 계절이 문제다.

    거제시는 지난 2010년부터 조선업과 함께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심혈을 쏟고 있다. 그해 권민호 시장이 취임하면서 지역경제의 70%가 조선업에 치우친 거제 경제구조를 우려했다. 작금의 상황을 예견해 천혜의 절경을 활용한 관광산업에 비중을 크게 두며 시정을 펴고 있다.

    모든 산업이 그렇듯 단기간에 성과를 올릴 수는 없다. 하지만 거제시가 6년 전부터 관광산업에 무게중심을 둔 것은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거제를 찾는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조선업 불황에 따른 조선도시의 어려움을 예상해 이들 지역을 일회성 달래기로 끝내서는 안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 지역의 어려움은 예상보다 더욱 클 것이다. 특히 거제, 통영, 창원시 등 조선업 비중이 큰 자치단체일수록 관광발전의 자체 중장기계획에 대한 지원을 더 많이, 더 빨리 취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 차원의 직접 투자도 병행해야 한다. 한국관광공사도 지금까지의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무조건 자치단체에 맡기면 안 된다. 중국, 일본 등 동북아 관광객들이 서울, 제주, 부산만 찾는 것을 수년간 보고도 팔짱만 끼고 있다. 거제시, 통영시 등이 동북아 관광객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을 보면서 남의 일로 치부하고 있다. 이들 자치단체와 함께 적극적 밀착 마케팅을 해야 한다.

    예컨대 한국의 중산층 정도이면 중국 여행 때 베이징(北京)은 더 이상 볼 것이 없다고 한다. 중국·일본인이 생각하는 한국 여행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신공항 대신 김해공항 확장은 외국인들의 거제·통영지역 등 관광에 더없이 좋은 기회다. 거제시와 통영시 등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멀리서 오는 여행객은 한 지역만 보기를 원하지 않는다. 인접해 있는 자치단체 간의 국내외 공동마케팅은 비용은 절감하고 효과는 배가시킬 것이다.

    조선의 빈자리에 관광을 채우려면 정부, 관광공사, 경남도, 자치단체 간의 유기적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기홍 (거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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