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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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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물 - 성선경

  • 기사입력 : 2016-08-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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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밥을 먹으면서

    나도 세상의 인정 같은 김이 술술 나는

    따뜻한 밥 한 그릇 되었으면 했으나

    온전히 따뜻한 한 그릇 밥이 되려면

    눈물같이 흑 흑 솥전을 적시며

    한 번은 크게 울어 밥물이 넘쳐야 한다는

    가슴 끓는 사실을 알고서는

    아 아 나는 언제 저렇게 울어보았느냐

    밥 한 술 뜰 때마다 생쌀이 씹힙니다.



    마음의 불이 아직도 약해

    뜸도 들지 않은 쉰다섯의 밥솥.

    ☞ 무엇을 먹고 자랐느냐가 무엇이 되고 싶으냐를 결정한다. 사랑을 먹고 자란 사람 사랑이 되고 싶고, 폭력을 먹고 자란 사람 폭력이 되어 버린다. 상처를 먹고 자란 사람 상처를 주고, 관용을 먹고 자란 사람 인정을 퍼준다. 언제부턴가 이 땅 젊은이들의 우상은 이 땅에서 돈이 제일 많은 사람이다. 돈을 먹고 자란 세대이기 때문이리라. 시인은 김이 술술 나는 따뜻한 밥 한 그릇이 되고 싶어 한다. 따뜻한 밥을 먹고 자랐기 때문이리라. 봉숭아 과꽃 옹기종기 모여 있는 흙 마당 평상에 앉아, 어머니가 차려 준 따뜻한 정을 먹고 자랐기 때문이리라. 이중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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