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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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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10) 머러카다(멀카다), 비미, 서답

  • 기사입력 : 2016-08-1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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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 우리나라 100세 이상 인구가 3100명이 넘었다 카더라. 5년 전보다 72.2%나 늘었다 카데. 이 말 하다 보이 우리 할매 생각이 나네. 어릴 때 어머이가 날로 머러카모 “비미 알아서 할끼라꼬?” 카면서 아듬아 주시더라꼬.

    △서울 : 그 기사 나도 봤어. 100세 이상이 경남지역은 161명으로 전국 시·도 중 6번째고,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 고령자 수는 남해가 29명으로 전국 시·군·구 중 5번째더라. 그런데 ‘머러카다’와 ‘비미’가 뭐야?

    ▲경남 : ‘머러카다(멀카다)’는 ‘꾸짖다’ 또는 ‘나무라다’라는 말 아이가. ‘비미’는 ‘걱정하지 않아도 잘 될 것이 명백하거나 뚜렷하게’라는 뜻의 ‘어련히’란 말이고. 어릴 때 할매가 서답 빨로 김해 집 근처 해반천으로 가시던 생각이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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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 할머니가 ‘서답’ 빨로 가셨다고? 동문서답(東問西答)의 ‘서답’은 아닐 거고?

    ▲경남 : ‘서답’은 ‘빨래’의 경남말이다. 표준어 사전엔 ‘빨래’의 방언(경상, 제주, 충북, 평안)으로 나오더라꼬. ‘빨래’는 ‘세답(洗踏)’이란 표준어도 있더라. ‘서답’은 ‘개짐’의 방언(경남, 충청)으로, 요시(요즘, 요새)로 보면 ‘생리대’란 뜻도 있더라꼬.

    △서울 : 서답 빨로 가실 때 ‘사분’도 갖고 가셨겠네. 비누의 경상·제주 방언이 사분이잖아.

    ▲경남 : 맞다. ‘사분’은 프랑스어 ‘사봉(savon)’이 선교사를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고, 포르투갈어 ‘사방(sabao)’이 일본을 거쳐 왔다는 설도 있더라꼬.

    △서울 : 친구들과 얘기하다 보면 다들 노후 걱정이 많더라. 너는 어때?

    ▲경남 : 국민연금밖에는 믿을 기 없어 불안타. 살다 보이 개인연금 넣을 여유가 없더라꼬. 25년 넘도록 열심히 일하고 세금까지 꼬박꼬박 냈으면 정부가 개인의 노후를 보장해 줘야 되는 거 아이가. 정부를 함 믿어보자.

    허철호 기자

    도움말= 김정대 경남대 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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