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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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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시대에 역행하는 한반도의 신냉전구도-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기사입력 : 2016-08-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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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전구도는 이념에 토대한 대립구도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주의 진영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주의 진영 간의 대립이다. 남한은 미국 진영이고 북한은 소련 진영이다. 나의 손실이 적의 이익이라는 제로섬 게임의 국제질서이다. 80년대 말 공산주의 국가의 붕괴와 90년대 초 소련의 해체로 냉전구도는 종말을 고했다. 한반도는 전환의 시대를 맞이했다. 한중·한러 수교가 이뤄졌다. 남북한이 동시에 유엔에 가입했다.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가 채택됐다. 미-북 간에는 북핵동결·경제지원 등을 담은 제네바합의가 채택됐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에는 남북한이 화해협력하면서 한반도 문제를 주도했다.

    신냉전구도는 안보에 토대한 대립구도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맹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우호국가 간의 대립이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론과 중국의 신형대국론이 논리적 토대이다. 북한의 핵무장론과 남한의 동맹강화론이 대립구도의 전면에 서 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과 함께 대중외교를 강화했다. 중국과의 협력 강화와 일본과의 불편한 관계는 중국의 신형대국전략에 긍정적 기여를 했다. 대북 압박공조인 한미일중러 대 북한의 구도는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을 잠시 지연시켰다. 박근혜 정부는 갑작스럽게 사드배치를 결정했다. 중국의 반발은 확산되고 있다. 대북압박공조는 와해되는 모습이다. 북한의 핵능력은 고도화되고 한반도는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구도가 심화되는 느낌이다.

    박근혜 정부가 주장하는 사드 배치의 결정적 요인은 분명하다.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위협의 방어적인 제거이다. 중국은 한국의 사드 배치를 적극 반대한다. 한중 간의 입장 차이는 간단하다. 사드 배치의 전략적 목표에 대한 인식 차이다. 한국은 사드가 대북용이고 중국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에 의한 대중용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한국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의심하는 모습이다. 의심의 핵심적 근거는 사드 운영을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 한다는 점이다. 중국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반대하지 않음을 상기시킨다. 중국의 의심 해소는 우리가 직접 사드를 구매해서 운영하든지 일본처럼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에 편입됐음을 선언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전작권도 미국에 내준 상황에서 미사일방어체계의 편입이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닐 수 있다.

    사드 배치 결정 후 중국의 반한(反韓) 분위기는 확산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배치결정 재고를 공식적으로 촉구했다. 환구시보를 비롯한 언론매체들은 구체적인 보복조치를 강조한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몽 실현을 위해 신형대국론을 강조한다. 대립과 갈등을 대화와 협력으로 해결하는 전략이다. G2국가로서 세계무역기구에도 가입했다.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보복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소리 없는 보복도 있다. 이미 시작된 느낌이다. 대북 압박공조가 와해되고 있다. 한류 확산이 주춤하는 모습이다. 한국관광 취소가 늘어나고 있다.

    한반도의 사드정국에 북한은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 복원에 시동을 걸었다. 향후 북한은 강온 병행전략이 예상된다. 8·15를 맞아 민족공동행사 겸 고위급대화를 제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8월 하순 한미군사훈련이 실시된다. 남북대화가 성사되지 않으면 노동미사일이나 수중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같은 중강도 무력시위가 예상된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핵문제와 한미군사훈련이 한반도의 불안정 요인임을 주장한다. 한반도는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구도가 심화될 듯하다. 국가안보는 예방안보가 중요하고 국가이익은 균형외교에서 시작된다. 대통령의 8·15 경축사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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