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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산다 (8) 지친 피부에 생기를 불어넣어라

  • 기사입력 : 2016-08-16 14: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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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멋지게 늙어가는 것이 꿈!

    그러나 팍팍한 삶은 그런 꿈을 쉽게 허락하지 않습니다. 일이 고되니 술을 마시고, 술을 마시니 다음날 일이 고되고, 고되니 다시 술을 마시는 사이클의 무한반복이 어언 3개월째! 일은 너무너무 재밌지만 피부는 일의 재미와 반비례했나 봅니다.

    거울을 보니 어느새 얼굴엔 잡티도 많이 생기고, 피부톤도 칙칙하고,… 특히! 코에는 왕여드름 짠 자국이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루돌프처럼 코가 빨갛구요.(사회부 이현근 부장님은 '맨~날 혼자 술먹어서 그렇다'고 놀리십니다.) 설상가상, 엎친데 덮친격, '아니 이건 뭐지?' 하고 거울을 봤는데 눈밑엔 주름도……. 눈물이 주륵주륵 납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는 걸까요? 아니면 술 때문일까요? 어쨌든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마침 피부관리권도 득템했습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난생 처음 피부과로 향했습니다.^^*

    '얼마나 좋아질지 기대되는걸!'

    마음 속으로 BEFORE&AFTER를 생각해봅니다!

    "신발 벗고 여기 위로 올라가 누우세요"

    "네"

    "피부가 많이 상했네요. 평소에 술 많이 드세요?"

    "아, 네…"

    "이것들(여드름 자국) 다 손으로 짠 거죠? 이건 익지도 않았는데 억지로 눌러서 쥐어짠거죠?"

    "네…"

    메인이미지
    피부관리를 해주신 분께 부끄러움을 무릎쓰고 한 장 찍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이런 대화가 흘러간 뒤 본격 피부관리가 시작됐습니다. 조금 따가울 거라고 하시더니 조금은 무슨… 엄청 따가운 액체가 제 얼굴을 한번 훑고 지나갔습니다. 또, 가운을 입은 의사 선생님이 오시더니 "이건 좀 많이 아파요~"하시고는 불주사보다 더 아픈 주사를 무려 5방!!!!! 놓아주셨습니다. 염증을 완화하는 주사라고 하셨는데, 이번 생에 다시는 맞고 싶지 않은 아픈 주사였습니다.


    주사 이후 피부마사지와 마스크팩이 이어졌습니다. 한 시간여의 길고, 아프고, 개운한 피부관리가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뭐랄까, 제 얼굴이 한바탕 제대로 축제를 치른 느낌이랄까요? '벌써 끝나버렸네...' 축제 뒤의 허무함도 이내 찾아왔습니다. 난생 처음 받아본 피부관리,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음~ 이 정도면 많이 좋아진 건가요?"

    "아니요. 한 번으로 크게 좋아지기는 어렵구요..."

    "그럼 얼마나 더…?"

    "저희 원래는 5번에 35만원인데, 지금 행사 중이라 30만원이요! 5번 정도 받고나면 좋아질 거예요. 결제해드릴까요?"

    오호라! 솔깃했습니다. '5만원이나 깎아주다니!!! 카드로 긁을까!!! 어떡하지? 한 달동안 술만 안 마시면 될 것 같은데!!' 5번으로 놀라운 변화가 생길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강하게 엄습해옵니다. '아 어쩌지?' 손은 어느새 지갑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갑으로 향했던 손을 끝내 멈춰세웠습니다. 자동차 할부, 월세, 대출 이자에다 이번달엔 자동차보험도 갱신해야 합니다. 통장은 이미 텅장이 됐습니다.(아 너무나 팍팍한 내 삶…!) 근데 그런 이유보다 한 달동안 술을 마시지 않을 자신이 없기도 했습니다. (또, 주사도 너무 아픕니다.)

    "아 그럼 다음에... 안녕히 계세요!!!!" 꾸벅 인사를 하고는 잽싸게 피부과를 빠져나오며 '명절보너스 받으면 꼭 정기권 끊어서 제대로 관리 받아야지!' 마음먹었습니다. 지친 피부에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건 한 달만 더 미루겠습니다!!! 그 전까지 좋은 사람들과 더 많은 술자리를 가지며 행복하게 지내겠습니다! 오늘도 나 혼자 산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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