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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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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40대 부부 변사체, 무슨 일 있었을까

아내 숨지기 전 7월 한 달간 쓴 33쪽 분량 ‘유서 가까운 노트’ 발견
남편 원망·경제적 어려움 등 담겨

  • 기사입력 : 2016-08-1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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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보= 거창과 합천지역 저수지에서 시차를 두고 40대 부부가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된 엽기적 사건에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아내가 숨지기 전 한 달여 동안 쓴 노트를 입수, 사건 경위를 밝히는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분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17일자 5면)

    ◆경찰, ‘유서 노트’ 입수= 경찰은 남편 A(47)씨의 아내 B(46)씨가 숨지기 전 7월 한 달간 쓴, 유서에 가까운 내용이 적힌 노트를 입수했다.
     
    노트에 쓰인 내용을 분석하면 이들 부부가 왜 죽음에 이르게 됐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찰에 따르면 33쪽 분량의 노트에는 남편에 대한 원망과 경제적 어려움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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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의 시신이 발견된 거창군 마리면 한 농업저수지./거창경찰서/

    ◆왜 5개월만에 실종신고?= 경찰은 A씨가 지난 2월부터 연락이 되지 않았는데도 큰딸(24)이 5개월이 지나 실종신고를 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A씨는 설날 전인 지난 2월 1일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밤늦게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된 뒤 이후 행적이 확인되지 않았다. 사용하던 휴대전화와 지갑 등을 집에 남겨둔 상태였다.

    또 A씨 아내가 지난달 25일 큰딸에게 “기다릴 만큼 기다렸지. 이제는 신고할 때도 됐지”라며 남편의 죽음에 대해 뭔가를 알고 있는 것처럼 언급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A씨의 아내는 A씨를 실종신고 할 것처럼 말한 뒤 큰딸과 함께 외출해 합천호 근처에서 화장실에 가겠다고 차에서 내린 뒤 돌아오지 않았다가 이틀 뒤인 27일 합천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아내는 시신으로 발견됐을 때 큰 돌을 넣은 배낭을 매고 있었다. 이런 정황으로 경찰은 자살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후 경찰은 A씨 아내가 남편 실종 뒤 2~3일에 한 번씩 농장 근처에 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마리면 농장 주변 저수지 물을 양수기로 퍼내 지난 14일 A씨 시신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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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 시신에 매여 있던 돌이 든 가방.


    ◆자살? 타살?= 발견 당시 심하게 부패된 A씨 시신에는 보도블록 2개가 매달려 있었다. 특히 시신은 과수원에서 조류의 접근을 막는 그물에 덮여 시신이 물 위로 떠오르지 못하게 할 만한 무게의 돌로 눌러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신의 키와 체격, 발견 장소, 신체 특이점 등을 토대로 A씨 신원을 확인하고 정확한 사인 등을 밝히기 위해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맡겨 부검을 했다. 경찰은 A씨 사망이 범죄와 관련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앞서 A씨 아내 사망사건을 자살로 종결했던 경찰은 A씨가 실종된 뒤 시신이 발견되기 전에 A씨 아내가 사망한 사실에 주목하고 상호 연관성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살해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으나 시신의 부패가 심해 부검을 해도 특별히 발견된 것은 없다”며 “이들 부부에 대해 자살과 타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캐고 있으나 타살 정황이나 의심은 가지만 증거야 있어야 되는데 지금으로서는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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